한 때는 영어가 콤플렉스였다
작년 7월부터 시작한 영어공부가 어느덧 1년이 지났다. 살면서 무엇인가를 새롭게 시작해서 그 일을 1년 동안 꾸준히 한 적이 있었나? 고등학교 시절 강제로 시켜서 했던 야간자율학습이나, 취업을 위해 했던 스터디를 제외하고 내 기억 속에 무엇인가를 1년 동안 지속한 일은 없다. 특히 외부적인 요인(ex. 수능, 취업) 없이, 순수하게 자발적인 의지로 시작해서, 그 일을 1년 동안 지속한 적은 더욱 없다.
'영어공부 1년 하기'의 성공은 꾸준함을 만들기 위해 의도적으로 설계한 장치들이 실제로 작동함을 증명한 사례다. 고정된 시간을 만들고, 한 번에 공부하기 부담되지 않는 양만 공부하고, 중간중간 시험을 봐서 피드백 루프를 만드는 등의 방법이다. (꾸준함을 만드는 나만의 방법은 브런치북 <꾸준함의 천재가 되는 법> 에 정리해 두었다. 관심 있는 분들은 읽어보시길)
1년 영어공부의 효과는 여러 가지로 체감하고 있다. 가장 큰 변화라면 영어가 좀 더 친숙해졌다는 점이다. 전에는 영어를 떠올리면 움츠러들었다면 지금은 자꾸 써보고 싶다는 생각부터 든다. 실제로 올 초에 부산으로 여행을 갔을 때 도움이 필요한 외국인 관광객이 보이자 "May I help you?"를 먼저 말했다. 며칠 전에는 HR관련 영어 원서도 구매했다. 전체적으로 영어에 자신감이 붙었다.
여전히 모르는 단어도 많고, 헷갈리는 문법과 발음은 계속 틀리지만 그래도 영어 공부를 계속하고 싶다. 스스로 나아지는 게 느껴지니 영어 공부가 꽤 할 만하다. 영어공부 1년을 기념하여 회사에서 무료로 지원해 주는 영어 레벨 테스트도 신청해서 보았다. 작년 12월쯤에 한번 보았는데, 그때보다는 조금 더 시험 보기가 수월해졌다고 느꼈다.
영어를 너무 못해서 콤플렉스이던 시절이 있었다. 어쩔 수 없이 영어 원서를 봐야 하는 수업은 그냥 학점을 포기했다. 그런데 지금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영어 공부를 하고 심지어 원서까지 보다니. 사람 일 참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