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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른왕자 Oct 17. 2023

브런치 코칭

사춘기 아이가 달라졌어요 : 외모중시 아이들

                            목차


01 외모 지상주의 우리 아이들

02 외모 = 만사형통(萬事亨通)

03 세상에서 가장 비싼 세금 : 유명세()  

04 ‘미운우리새끼사춘기 생활백서   




                외모 지상주의 우리 아이들    

 

아침에 눈을 뜨면 맨 먼저 거울 앞에 선다. 샤워 시간보다 머리 드라이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 머리빗도 여러 종류다. 혹시라도 바람결에 머리카락이 날리는 게 제일 신경 쓰인다. 턱 선을 돋보이기 위해 화장품 볼 터치는 기본이다. V 라인이 젤 중요하다. 또래 아이들 사이에서 유행 되는 옷은 꼭 한번 입어봐야 한다. 살을 빼기 위해 굶기를 밥 먹듯이 한다.

기타 등등 이 외에도 수십 가지가 더 된다.


지금 영화배우 얘기를 하는 게 아니다.

사춘기 우리 아이들 그 중에서 아드님들 모습이다. 머리를 박박 깎이고 교복을 입었던 아버님 세대와는 이미 그 갭(Gap)이 1000년 이상 벌어졌다. 실로 같은 시대를 살지만 세대 간의 차이는 우주의 팽창 속도만큼 빠르다. ‘외모’는 지구상에서 그 어떤 가치보다 최상의 가치이며 외모가 밥을 먹여주는 세상이 된 것 같아 마음이 씁쓸하다. 필자도 태어나 처음으로 성형 ? 을 생각이라도 해볼 정도로 이제 외모는 더 이상 부모님께 물려받아 절대 손대면 안 되는 절대가치를 상실해 보인다.   

   



                  외모 = 만사형통(萬事亨通)     


외모가 최우선인 ‘외모 지상주의’에 살다보니 내용보다 포장이 중요하고 알맹이 보다 겉치레가 중요하며 보이는 게 믿는 것인 외모 = 만사형통(萬事亨通) 시대에 살고 있다. 미디어가 보편성과 영상성의 가치를 그 특유의 태생적 한계인 ‘보여주기’에 집중하다보니 ‘외모’라는 절대가치가 만들어 낸 것 같아 사춘기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까지 든다.         


기왕이면 다홍치마      

같은 값이면 보기에 좋고 성능도 좋은 물건을 택한다는 ‘동가홍상(同價紅裳)’의 일반적인 뜻으로만 알았는데 그 속을 파헤치니 중국 청나라로 우리나라 여자들을 재물로 바치던 것에서 유래하여 당시 공녀(貢女)로 끌려가는 여인들의 복장이 홍상(紅裳) 즉 다홍치마였다는 데에서 기인했다고 하니...  앞으로는 절대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 라는 말을 필자의 입에 담지 않도록 다짐했다.  


기회비용(Opportunity cost)     

외모 = 만사형통(萬事亨通) 의미를 경제학적 차원에서 살펴보면 ‘기회비용’ 의 개념으로 설명해 볼 수 있다.      


기회비용(Opportunity cost) 이란 1914년 오스트리아 경제학자 프리드리히 폰 비저(Friedrich von Wieser)가 <사회경제이론>에서 처음 사용한 용어로 어떤 것을 선택하게 되면 이것은 나머지 기회들을 포기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선택하지 않은 대안들 중 최선책에 대한 비용과 선택에 따라 발생한 비용의 합을 말하는데 선택을 하면서 사용한 비용(명시적 비용)과 선택을 함으로써 포기된 비용(잠재적 비용)의 합으로 선택하지 않은 대안의 대체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해 쓰인다.      


사춘기 아이들의 절대 가치인  ‘외모’를 기회비용 차원으로 생각해보면 다른것보다 ‘외모’를 선택 하면서 사용된 외모 투자시간(명시적 비용)과 꾸미기에 집중하느라 포기된 공부의 시간(잠재적 비용)을 합한 외모 기회비용은 실로 성적에 반비례하는 엄청난 결과를 가져올까 걱정이 앞선다. 진짜 걱정은 공부시간 부족이 아니다.


인생의 큐시트에서 ‘외모’에 총력을 기울여야할 타이밍이 지금 사춘기 시기와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외모’가 큐시트 순서와 일치하는 순간은 어떤 때인가 ?  

예를 들어 결혼을 일주일 앞둔 신부가 웨딩촬영 전에 하루 14시간 이상 공부를 하여 초췌한 얼굴과 밤 12시 라면 야식으로 웨딩드레스가 몸에 안 들어간다면 그 참사를 어찌 막아야하는가 ? 이 순간만은 외모가 최우선 일 수 있다. 가장 아름다워야 할 결혼식 날 가장 아름답기 위해 외모에 최선을 다하는 신부를 두고 손가락질 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것은 그 순간만큼은 외모가 최우선이 되어야 하는 사회적 합의와 사람들의 보편타당성이 일치하여 외모 기회비용이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리라.       

 

매몰비용(Sunk cost)

어떤 선택으로 인해 포기된 기회들 가운데 가장 큰 가치를 매몰비용(Sunk cost) 이라고 한다. 즉 어떤 선택을 했을 때 지불된 비용 가운데 다시 회수할 수 없는 비용을 말한다. 사춘기 아이들이 외모에 하루 40분을 투자했다면 일반적인 외출 준비시간을 15분으로 잡았을 때 40분-15분 = 25분 시간이 바로 다시 회수 할 수 없는 매몰비용(Sunk cost) 인 것이다. 이러한 매몰비용을 줄여서 합리적인 시간 사용으로 나아감이 필요하다.


합리적 선택

여기서 ‘합리적’ 이란 의미는 사춘기 아이들이 외모 기회비용을 최소화하고 지금 외모에 집중하는 이 시간을 포기했을 때 얻게 되는 그 이상의 가치를 굳게 믿으며 오히려 이 시간을 내면에 집중하는 시간으로 승화시켜 보자고 말하고 싶다. 인간의 삶은 유한하고 처한 환경에서 주어진 자원도 부족하다. 즉 모든 기회를 다 선택 할 수 없기 때문에 기회비용 차원의 합리적 선택은 필요하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세금 : 유명세(稅)      


세금은 대한민국 헌법에 명시된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열외 없는 4대 의무(국방의 의무, 납세의 의무, 교육의 의무, 근로의 의무) 중 하나로 혈(血)세라고도 할 만큼 부담도 크다. 필자가 뜬금없이 세금을 예로 드는 이유는 외모 지상주의는 그 안에 그럴 수밖에 없는 심리가 깔려 있으니 그것은 바로 누구나 유명해지고 싶고 유명해지면 돈을 벌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게 원하고 바라는 대로 유명해지면 아주 비싼 세금을 내야하는데 그것이 바로 유명세(稅)이다. 일거수일투족 24시간 모든 움직임에서 유명세(稅)를 내야하고 유명세(稅)지불하고 포기해야 할 기회비용은 상상 이상 일 수 있다. 사춘기 우리 아이들이 그리도 외모에 집착하고 선망의 대상이 되는 그 누군가처럼 유명해진다면 사실 세상 피곤해 질지도 모를 일이다. 세상 그 어떤 세금보다 유명세(稅)가 어마어마한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모 아니면 도. 적당히 유명함이란 국세청에서 원하지 않는 바이다.                     



              ‘미운우리새끼’ 사춘기 생활백서   

   

‘미운 오리 새끼(The Ugly Duckling)’는 1843년 11월에 안데르센이 발표한 단편 동화로 외모보다 ‘다름’의 가치를 진정한 예술로 승화시킨 기회비용(Opportunity cost)의 최강자이다.  다르게 생겼다는 이유로 다른 오리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한 미운오리새끼는 큰 코와 못 생긴 발을 가진 안데르센 본인으로 자신이 겪었던 차별과 왕따를 오리 새끼에 비유해 만든 작품으로 승화시켰고 시간이 지나면서 어른이 된 아기오리는 자신이 오리가 아니라 ‘백조’ 임을 알게 된다는 내용으로 다른 것이 틀린 것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주고 있어 요즘 장안에서 Hot 한 디즈니 플러스 ‘무빙(Moving)’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다.     

 

최근에 필자가 한 편 한 편 아껴보는 ‘무빙(Moving)’ 은 아빠, 엄마에게 물려받은 초능력을 숨기고 현재 정원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과 아픈 과거의 비밀을 감춘채 살아온 부모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2023년 제5회 아시아콘텐츠어워즈 & 글로벌OTT어워즈에서 여자 신인상을 수상한 고윤정(장희수 역)이 조인성&한효주 아들로 열연한 남자 신인상 이정하(김봉석 역)에게 한 말과 같다.      


외모는 가장 먼저 그 사람에게 보이는 강력한 기회비용임도 부정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사춘기 시기는 외모에만 집중하기보다 외모를 더 빛내줄 내면의 무언가를 준비해야 할 시기이다. 그걸 알면서도 머리와 가슴이 따로 놀아 다른 차선으로 주행하고 있다면 안데르센의 미운 오리 새끼를 다시 한번 읽어볼 일이다. 지금 보이는 사춘기 아이들의 외모는 그 외모가 전부가 아니며 영화 ‘무빙(Moving)’ 처럼 무궁무진한 초능력이 내재되어 빛을 발할 준비를 하고 있으므로 초조해 하지 말고 안데르센 할아버지의 가르침을 믿어 볼 만하다.   

   

지금 외모에 고민하고 집착하는 사춘기 아이들이 바로 부모님의 최고의 기회비용이며 미운우리새끼 이면서 서로의 ‘쓸모’ 이고 동시에 미래의 ‘백조’ 이기 때문이다.    

  

- 어른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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