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모스크바의 대형공연장에서 총격사건이 일어나 민간인 137명이 사망, 180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 사건에 대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소행이라 밝히고 있지만, 이슬람 무장단체 IS의 한 군파는 자신들의 소행이라며 테러 현장 영상을 공개했다는 소식이다.
‘IS 호라산(이란과 투르크메니스탄, 아프간 일부지역을 가리키는 옛 지명)’이라 불리는 이 단체는 2014년 아프간 동부낭가하르주를 기반으로 조직되어 활동하고 있는 세계적으로 가장 위험한 테러단체로 알려져 있다.
출처 : 네이버 (모스크바 공연장)
이 사건은2008년 11월 26일 밤, '인도 뭄바이'의 피격사건을 떠올리게 했다.
뭄바이 시내 6군데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난 총격사건은 사람들을 공포에 몰아넣었고 테러범들은 파키스탄 국적을 가진 사람들로 고작 10명이 불과했다.
이들 중 또 다른 테러범들은 뭄바이의 가장 유명한 최고급 ‘타지마할 호텔’을 타깃으로 삼아 60시간 동안 195명의 사망자와 350명의 부상자가 발생시킨 인도 역사상 최악의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
이 사건은 영화 『호텔 뭄바이(2018)』로 제작되었다, 당시의 실제 사건을 기반으로 만든 이 영화는 그들의 잔혹성과 그에 대처하는 민간인들의 인간애를 보여주며, 사건의 실태를 세계적으로 알리는 등의 큰 호평을 얻었다.
2. 실화 영화 ‘호텔 뭄바이’의 줄거리
영화는 실제사건과 같이 파키스탄 테러집단에서 보낸 10명의 테러리스트가 인도 뭄바이 해상으로 잠입한 뒤 5개조로 나뉘어 활동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영화의 주인공인 호텔 직원 ‘아르준(데비 파텔)’ 역시 여느 때와 같이 출근준비를 마치고 호텔로 향한다. 화면에는 인도의 거리가 웅장하게 펼쳐지고 ‘타지마할’의 고급호텔 안에서는 지배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직원들과 음식 점검을 꼼꼼히 살피며 분주한 모습이다. 때마침 구두를 잃어버린 ‘아르준’은 슬리퍼 차림으로 아침 조회에 서게 되고, 지배인 ‘오베로이(아누팜 커)’는 VIP손님을 맞이해야 하기 때문에 책상아래 구두를 신고오라고 말한다.
이날은, 이 호텔의 VIP손님인 ‘자흐라’가 미국인 남편과 아이, 그리고 아이의 유모를 데리고 이곳 ‘타지마할’호텔’에 오는 날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이때까지만 해도 평소와 다름없는 일과의 시작에 불과했다.
영화 속 첫 사건은 ‘트라이던트 오베로이 호텔’ 레스토랑에서 들리는 총성 소리와 함께한다. 호텔 직원들은 단순히 불량배들의 소행이라고 생각했지만 얼마 안가 ‘타지마할 호텔’로 들이닥친 테러범들은 로비에 있는 직원들은 난사하고 투숙객들에게도 무차별 총기를 난사한다.
한편, 가까운 카페에 있던 여행자인 젊은 커플은 괴한 두 명이 들어와 카페 안을 난사하자 이곳을 빠져나와 도망치는 수많은 사람들 틈에 끼어 가까운 ‘타지마할’ 호텔로 피신한다. 호텔은 예약손님만 받는 곳이었지만, 많은 사람이 구름 떼처럼 밀려든 상황을 지배인을 모른 척 할 수 없었다. 그러나 괴한들은 그 틈을 타고 피신해 오는 사람들 속에 섞여 들어오게 되고 호텔에 먼저 와있던 테러범들과 합류한 테러범들은 순식간에 호텔을 장악해 버린다.
테러범들은 우선 1층 사람들과 카운터에 있는 모두를 사살하고 프론트에 있는 직원을 앞세워 객실에 있는 사람들까지 무차별 학살한다. 그리고 직원을 앞세워 자신이 룸서비스라 속인 후, 객실 문을 하나씩 열게 해 같은 방법으로 그들마저 살해한다. ‘아르준’은 이 모든 광경을 목격하게 되고......
출처 : 네이버 (영화컷)
‘자흐라’ 부부의 아기를 돌보고 있는 유모 ‘샐리’는 상황파악을 하고 목욕탕 속에 들어가 밖에 있는 부부에게 전화를 한다. 이 소식을 들은 아기아빠 ‘데이빗’은 아기가 있는 곳으로 가려하지만 호텔 문을 들어서는 순간 이미 테러범들은 로비를 장악한 상태였고 현장은 아수라장이다. 하지만 테러범의 눈을 피해 아기가 있는 곳까지 무사히 도착한 데이빗.
한편, 테러소식을 속보를 통해 듣고 있던 ‘아르준’의 부인은 남편이 근무하고 있는 곳의 천여 명의 손님과 500명의 직원들이 안에 갇혀있다는 소식을 듣고 경악한다. 이렇게 상황은 생중계로 이어지는 가운데, 완전무장한 이들에게 그곳 경찰은 속수무책이었다.
실제, 인도의 대테러 특수부대 ‘블랙캣’은 테러발생 12시간이 지난 다음날 새벽 4시가 돼서야 수송기를 띄웠고 뒤늦게 200명이 이곳으로 도착했다고 한다. 그들이 있는 곳은 뭄바이에서 1400Km떨어진 곳으로 출동하기에는 거리가 너무 나 먼 거리였기 때문이었다.
특수부대의 진압작전이 시작되자, 테러범들은 폭탄을 터트리고 호텔 내에 불을 지르는 등 더욱 격렬한 기세로 진압작전을 방해한다.
출처 : 네이버(영화컷)
한편, CCTV가 있는 방에서 모든 상황을 지켜보던 ‘아르준’ 은 테러범들의 눈을 피해 위기에 노출된 또 다른 손님들을 ‘챔버라운지’로 안내한다. 지배인 '오베로이'와 '아르준'의 도움으로 호텔내 비상구를 통해 꼭대기 챔버라운지에 갇혀있는 사람들에게도 위험한 순간이 찾아온다. 이곳 사실을 밖으로 알리는 한 사람의 전화통화로 인해 비밀리에 숨어있던 자신들의 은신처가 발각되고 만 것이다. 매스컴의 실수는 생중계를 통해 테러범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되고 다급해진 사람들의 목숨이 경각에 달린 상태. 사람들은 아르준의 도움으로 테러범의 추격을 피해 계단으로 달아나고, 다른 곳에서는 특수부대가 진입하며 테러범들을 제압한다.
또 한명의 테러범. 그는 부상을 당한 몸으로 객실로 ‘자흐라’의 남편 ‘데이빗’을 인질로 삼아 손발이 묶는다. 그러고 남편 데이빗이 몸을 움직이려하자 한발의 총탄을 발사한다. 남편을 잃은 자흐라는 죽음을 앞두고 ‘살라기도(선지자를 위해 알라께 기도드리는 방법)를 하며 살려달라고 애원한다. 그 사이 테러범의 무전기로는 모두를 총살하고 나오라는 지휘관의 명령이 떨어진다. 하지만 테러범은 자신들의 기도 방법을 알고 있는 그녀였기에 공포탄으로 사살을 눈감아준 채 밖으로 나가고, 특수부대의 진입으로 마지막을 직감한 테러범은 "신은 위대하다. 알라 신께 영광을!" 이라는 구호와 함께 폭탄을 던져 자폭한다.
모든 사태가 끝나고 사람들은 다시 호텔로 들어오고, 지배인 오베로이는 목숨을 걸고 사람들을 지켜준 아르준을 꼭 안아준다. 남편을 잃고 기도 덕에 목숨을 건진 아흐라는 아기를 안고 있는 유모 샐리와 포옹하며 영화는 끝이 난다.
영화 마지막 부분에는“테러를 조종했던 주범은 아직도 살아있고, 호텔 사상자 중 절반은 고객을 지키려고 남은 직원이었다. 그날 함께 싸운 직원 중 많은 이들이 아직도 이 호텔에서 일하고 있다” 란 자막과 함께 화면은 정지된다.
3. 테러사건의 교훈으로 경각심을 강화할 때
이 영화는 생명을 다뤘던 실화이기에 한 순간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었다. 또한 이 호텔에는 한국인도 26명이나 있었지만 모두 호텔을 빠져나왔다고 하니 여간 다행한 일이 아니다.
’나무위키’에 의하면 테러리스트들은 파키스탄 캠프에서 혹독한 군사 훈련과정을 거치고, 파키스탄 사람임을 숨기기 위해 인도 힌디어 억양을 교육받고, 또 장기전에 대비해 몇 일간 잠을 안자는 훈련과 체력 유지를 위해 말린 과일 등을 준비하기도 한다고 한다. 때문에 다국어가 가능하고 여러 여권을 가지고 있던 이슬람 신자를 스파이로 활용해 뭄바이에 있는 타지마할 호텔 등 테러를 일으킬 곳을 조사하고 항구 주변의 적당한 상륙지점을 물색해 조직에 정보전달을 하는 식의 준비를 거쳤다고 한다.
인도 정부는 테러 2년 전 이들에게 경고를 받은 적이 있었지만 이를 무시했기에 뭄바이 참사는 정부의 상황파악과 대처방안을 간과한 결과로 드러난다.
이와 유사한 테러를 겪은 러시아의 푸틴대통령은 이틀 전 발생한 모스크바 공연장의 테러범 4명을 포함 총 11명을 검거했다는 소식이다. 그리고 그들이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으려 했다는 증거를 들어 우크라이나의 소행이라 판단, 우크라이나를 향한 보복공격을 가속화할 것이라 밝히고 있다.
많은 희생자를 낸 끔찍한 사건에 더해 배후를 둘러싼 정치공방이야말로 더욱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지금, 더 이상 어떤 무장단체의 활개도, 전쟁에 의한 무고한 희생자도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갖가지 테러를 자행하고 있는 자들이 존속하는 한, 우리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경각심과 교훈의 일환으로 ‘호텔 뭄바이’와 ‘모스크바 공연장’의 테러사건을 짚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