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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의 두 얼굴, 감정의 두 뿌리

Want와 Like, Envy와 Jealousy에 대한 철학적 성찰

by 최만섭

글의 취지와 목적


우리는 과연 '원하는 것(Want)'과 '좋아하는 것(Like)'을 제대로 구분하며 살고 있을까? 우리가 살아가며 가장 자주 저지르는 심리적 오류는 이 둘을 동일시하는 데서 출발한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과, 단지 결핍감에서 비롯된 갈망을 혼동하는 순간, 우리는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지 삶의 방향을 잃게 된다.


나아가, Want와 Like의 혼동은 필연적으로 **시기(Envy)**와 **질투(Jealousy)**를 구분하지 못하는 문제로 이어진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두 감정을 동의어처럼 사용하지만, 그 뿌리와 의미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이 글은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교수의 명료한 분석과 백영옥 작가의 통찰을 바탕으로, 이 네 가지 개념의 차이를 깊이 탐구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어떻게 나 자신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고, 타인의 욕망이 아닌 나의 삶을 살아갈 수 있을지 철학적 실마리를 찾아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I. 욕망의 두 얼굴: 결핍의 'Want'와 충족의 'Like'


"나는 이걸 정말 원해!"라는 외침이 항상 진실을 담보하지는 않는다. 수많은 경우, 그 감정은 **결핍에서 오는 갈망(Want)**일 뿐이다. 김경일 교수는 Want를 ‘내가 가지지 못한 상태에서 벗어나려는 욕망’으로 정의한다. 모두가 가진 최신 스마트폰이 나에게만 없을 때 느끼는 조바심, 유행하는 명품 가방을 가져야만 주류에 속할 것 같은 불안감이 Want의 대표적인 예다. Want는 ‘소유’를 통해서만 일시적으로 해소되며, 그 목적이 달성되는 순간 허무할 정도로 빠르게 사라지는 특징이 있다.


반면 **‘좋아함(Like)’**은 전혀 다른 차원의 감정이다. Like는 ‘그 대상과 함께하는 시간 속에서 충만함을 느끼는 마음’이다. 좋아하는 음악을 반복해서 듣고, 사랑하는 사람과 시간을 보내며, 몰입의 즐거움을 안겨주는 취미 활동이 바로 Like의 세계다. Like의 본질은 소유가 아닌 관계와 시간이다. 그렇기에 쉽게 사라지지 않으며, 오히려 세월이 흐를수록 깊어지고 풍요로워진다. Want가 채우려는 욕망이라면, Like는 나누고 누리려는 욕망이다.


II. 시기(Envy): 내가 갖지 못한 것에 대한 고통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은 **시기(Envy)**의 본질을 가장 정확하게 꿰뚫는다. 시기는 내가 갖지 못한 것을 타인이 가졌을 때 느끼는 쓰라린 고통이다. 이는 Want와 깊은 심리적 뿌리를 공유한다. Want가 ‘결핍의 해소’를 지향하듯, Envy 역시 나의 ‘결핍’을 타인의 ‘소유’를 통해 확인하며 증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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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태어난 모든 인간은 개인적인 역사를 가지게 됨니다. 나는 감히 그것이 모든 인간은 평등하며 모든 인간의 인격이 소중하다는 논리의 반증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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