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 ~ 고등까지 과학학원 선택 TIP
나는 아이들이 자라면서 이런 생각에 사로잡혔었다.
아이의 재능을 발견하려면 여러 가지 경험을 시켜야 한다.
아이가 돌쯤부터 시작된 문화교실 탐방은 그러한 다양한 경험에 대한 의무감에서 시작되었다.
촉감놀이에서부터 발레까지 나는 아이들을 데리고 여러 문화센터에 다녔다.
큰아이가 7살인 어느 날 우연히 듣게 된 한 유명 교육학자의 이 명언을 듣기 전에는
"어머님들 아이들 재능이 뭔지 모르니 이것저것 경험시켜야 한다고 생각하셔서 이 교육 저 교육시키시죠? 그런데 그럴 필요 없으세요. 아이에게 그 분야의 재능이 있다면 뭘 시키지 않아도 아이가 그걸 해요. 특별히 시키지 않았는데 아이가 흥미를 보이는 것 그게 그 아이가 재능 있는 분야입니다."
그 후 큰아이 친한 친구 엄마와 얘기하는데 이런 말을 했다.
"지현인 뭐 매일 앉아서 그림 그리면서 놀지 뭐."
"지현인 미술학원에 안 가도 그림을 그려?"
"응. 건이는 집에선 그림을 안 그려? 그럼 뭘 하고 놀아?"
"그냥 책 읽어."
"책을 안 읽어줘도 혼자 읽어?"
아이들이 어린 시절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하는 건 중요하다. 그러나 그 경험에 가격표가 붙는다면 조금은 생각해 볼 포인트가 있다.
과연 그 가격을 주고 해야 하는 경험인가?
우리의 돈은 소중하니까 ^^;
과학학원은 초등학교 시절엔 사실 학교나 동네 문화센터에서 하는 몇만 원짜리가 아니라면 다닐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큰 아이때는 멋모르고 비싼 과학학원에 등록해서 다니기도 했지만 유명하고 한 달에 십만 원이 훌쩍 넘는 과학학원에 다녀도 그 수준은 방과 후 교실이나 문화센터 과학교실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아이가 과학에 관심이 많다 해도 이 정도면 충분하다.
초등학교 5학년 정도 되면 소위 말하는 '과학고'에 진학할 만한 수준의 수학 과학적 역량을 드러내는 아이들이 나타난다. 이런 역량이 드러나고 과학고에 진학할 목표가 있다면 대치동 학원을 권한다. 그 외의 동네 학원은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수요가 적기 때문에 공급의 질이 좋을 수 없기 때문이다.
중학생이 된다 해도 여전히 과학학원에 다니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중학시절 과학과 사회 과목은 아이들이 스스로 시험을 준비하고 계획해 노력해 볼 수 있는 좋은 과목이다. 이 능력을 키우는 게 시험 한 번의 좋은 점수보다 아이의 전체 공부 인생에서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아이가 강의를 들어야 한다면 인터넷 강의 정도로 도움을 주는 게 좋다.
그러나 아이가 중3 겨울방학이 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기 시작한다.
고등학교 내신은 아이가 살아가는 인생에서 첫 번째로 중요한 관문을 치르기 위한 무기를 준비하는 기간이다. 수능점수를 올려 대학에 가는 것보다 내신을 한 등급 올려 대학에 가는 게 훨씬 쉽게 좋은 대학에 가는 방법이다. 그리고 이런 내신은 공부에 특별한 재능이 있다 해도 쉽지 않은 반복학습을 통한 기계적 문제풀이에 익숙해져야 하는 과정이다. 좋은 결과를 얻으려면 선행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중3 겨울방학 전 대부분의 중학교는 12월부터는 학교 수업이 느슨해진다. 그리고 대부분의 과학학원은 발 빠르게 12월부터 예비 고등학생을 위한 고등학교 과정 특강을 연다. 대치동 학원은 더 일찍부터 일반 동네학원도 11월 중반 정도가 되면 12월 1차 개강반의 스케줄이 확정된다.
이때 시작하는 게 좋다.
과학학원들은 대부분 주 1회 수업으로 진행되고 고1 과정의 통합과학을 마치는 데는 10~12주가 적당하기 때문이다. 1월부터 시작된다면 3월 개강 전 8회 정도로 진행돼야 하는데 그럴 경우 한주의 학습량이 지나치게 많거나 빠지고 넘어가는 부분이 생긴다.
만약 아이가 어느 정도 공부를 한다면 이 시기에 물리 1과 화학 1을 함께 진행하는 것이 좋다. 이유는 고등학교 내신의 경우 등급을 나누기 위한 킬러 문제들이 반듯이 존재하고 이러한 킬러 문항들은 대부분 통합과학과 이어지는 내용이면서 깊이가 깊어지는 물리 1과 화학 1에서 적당한 수준의 난이도로 맞추어 가며 출제되기 쉽기 때문이다. 전체를 다 보는 것도 좋지만 핵심 몇 단원만 진행하는 것도 좋다. 이렇게 진행되는 몇 단원이 그 킬러문항들과 연결된 단원들이다.
간혹 생명도 함께 진행하는 경우가 있는데 생명은 고1 여름방학에 진행해도 늦지 않다. 지구과학과 생명은 단원별로 내용이 상이하고 암기해야 하는 부분이 대부분이어서 굳이 미리 진행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그 시간에 수학을 조금 더 공부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중요한 2가지
1. 이 글은 대치동 시스템이라 불리는 몇차례 반복을 통한 교육을 선호하는 부모가 아닌 역시 어정쩡한 선택을 하는 엄마를 위한 TIP 이다. - 대치동 시스템도 한번 다뤄보겠다. 이또한 경험이 있다 ^^;;
2. 25년부터 고등학생이 되는 아이들은 과학이 계속 통합과학으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이 또한 자세히 알아보고 다시 다뤄 보겠다^^;;
마지막으로 과학학원을 고르는 TIP
사실 과학학원을 고르는 TIP 이 아니라 이건 고등학교 학원 고르는 TIP이라고 명명하는 게 맞는 것 같다.
고등학교 학원 고르는 TIP
1. 우리 아이가 다니는 학교의 내신 출제 경향을 얼마나 잘 파악하고 있는가?
2. 반복학습을 통해 아이가 과정을 완전히 습득하게 하는 과정을 얼마나 잘 관리해 주는가?
과학학원의 경우 우리 아이가 다른 아이보다 자유로운 영혼이다 싶다면
인터넷강의를 통해 진행할 수도 있겠지만
그다지 자유로운 영혼도 아닌 큰 딸의 경험을 비추어 보았을 때
님아 그 인터넷강의를 들으소서
가 되기 쉽고 그 님이 그 강의를 듣는 줄 알았는데 그런 척 인터넷으로 다른 창을 열어 딴짓할 확률이 상당히 상당히 높다^^;
인터넷강의를 진행한다면 최소한 아이의 방문을 열어두고 감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