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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자기에게 없는 것을 가진 사람을 선택한다.

사람들은 자기보다 못한 사람들을 선택한다?

by 유진 박성민

몇년 전 지인인 교수님이 대학들의 교수 선발 결과에 대해

'교수들은 자기보다 못한 교수를 선발하는 것 같다'고 평하였다.

현재 소속된 대학에서 주거지와 가까운 대학으로 이직하고 싶었던

지인인 교수님은 지원했던 대학에서 고배를 마신 후 선발되지 못한 원인을 이렇게 분석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대화가 지속되면서 범위가 넓어지고 있었다.

다른 대학에 소속된 교수님들까지

누구라고 지명하지 않았을 뿐이지

내가 선발되지 못한 실망이 가득한 마음을 잠시라도 다스리기 위해 우리에게 누구나 신포도가 필요하지만

교수들이 자기보다 못한 교수를 선택한다는 원망어린 혹평에 도저히 동의할 수가 없었다.


내가 잘났는데 지원 대학에서 선발하지 않은 것은 나를 못알아 본 것이라는 자신감은 흔쾌히 수용할 수 있다.그렇지만, 내가 누구보다 상대적으로 더 우월한데 그렇지 않은 상대를 지원 대학에서 선발한 것이라는 가정과

그 지원자가 그 대학의 교수들보다 못할 것이라는 가정도 이상하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자기애가 지나쳐서 선발된 교수를 무시하는 평가가 깔려 있기에 더 위험하다.

누군가를 나보다 못한 사람, 누군가를 나보다 나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기준은 주관적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실존을 성찰한다면 그런 평가 자체가 모순이다.


해당 세부 전공이 다른 선생님들을 골고루 모셔야 학생의 지경과 지평이 넓어지기에

대학과 학과를 발전시키기 원하는 교수들은 자기에게 없는 능력을 가진 사람을 선호한다.

그래서 교수들은 자기에게 없는 능력을 가진 사람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자기와 같은 능력을 가진 사람보다, 자기와 다른 능력을 가진 사람을 통해 더 많이 배울 수 있어서다.


'뜬금 없다'는 엉뚱하고 뜻밖의 의미이지만 한편으로는

사람에 대한 근거 없는 평가로 지인의 성품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는 누구도 함부로 평가할 수 없고, 함부로 낮추어 봐서도 안된다.

누군가 상대를 함부로 낮게 평가한다고 해서 그 사람 생각대로 상대가 낮아지는 것이 아니기에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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