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아이답게 바라봐야 한다
2007년 교사일기
얼마전 임상실습을 나오고 있는 모대학 유아특수교육과 학생이 실습일지에 그 날의 수업에 대해 이렇게 평하였다. 우리 반의 지적장애를 가진 유아가 모노륨이 깔린 복도 바닥에 엎드려 있는데 지나가던 모군이 발로 차고 지나가더라면서 통합을 하여도 일반아동의 부정적인 장애수용 태도가 문제라고 지적한 평이었다.
그 글을 읽고 나는 적잖이 놀랐다. 구체적인 아동이름을 거명하지는 않겠지만, 그 아동은 평소 장애수용 태도가 매우 좋은 편인 아동이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보는 것, 그리고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물리학자의 연구 결과와 마찬가지로 그러한 평이 나에게 얼마나 황당하게 들렸는지 모른다.
그 아동은 평소 개구져서 친구들에게 관심을 표현해도 때리거나 장난을 거는 형태로 관심을 표현한다. 교사에게 호감이 간다는 표현을 할 때도, 교사에게 아침 인사를 할 때도 교사가 못 본 사이 뛰어와서 툭 치고 뛰어가면서 뒤돌아 보며 미소짓는 녀석이다. 장애친구를 장애친구가 아니라 한 학급의 친구로 받아들이고 똑같이 대하는 순수한 아이다. 그래서 그 아이는 아이답고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 만약, 그 날 다운증후군을 가진 유아가 아닌 다른 유아가 엎드려 있었더라도 그와 같이 행동하였을 것이다. 그 아이의 의사소통 방식이고 관심의 표현방식이기 때문이다.
임상실습학생은 실습을 나온지 이제 한달 정도가 되어가기 때문에 아직 유아들의 구체적인 행동 특성을 전체적으로 읽지 못하고 있었고, 예비 유아특수교사로서 직업정신과 장애를 반드시 수용해야 한다는 잣대로 개구진 모군을 문제라고 생각한 것이다. 나도 특수교사이지만, 난 가끔 경험이 부족한 실습생이나 특수교사들에게서 이런 모습을 자주 발견한다. 나 역시도 경험이 부족하던 시절 그런 눈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장애인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미워했다. 시간이 지나가면서, 진정 나는 그들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가?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우리의 사랑이 너무 이기적으로 치우쳐 있다면, 분명 나에게 이해받지 못하는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장애아동이 진정 이 사회에서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장애아동만의 입장이 아닌 모든 사람의 삶과 입장을 이해하는 작업이 함께 이루어질 때 비로소 가능하리라고 본다.
오늘 나의 교훈은 아이는 아이답게 바라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