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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티오 김은수 Mar 25. 2024

1화 얘, 이거ㅋㅋ 정신병원 한 군데 소개해 줄게 ㅋㅋ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공무원의 불편함


# 얘, 이거 ㅋㅋㅋ


정신병원 괜찮은 곳 소개해줄 테니까 한번 가봐라!



점심식사의 한 때, 팀원들끼리 모인 커피 타임,


이렇게 주장하는 직원이 한 명 있었다.




"나보다 행복한 사람은 세상에 있을 수가 없어, "


"만약에 있다면, 부처님이나 예수님 정도???"




이렇게 주장하는 직원에게 다른 직원들은 이렇게 말하곤 했다.




얘, 이거 ㅋㅋㅋ.


정신병원 괜찮은 곳 소개해줄 테니까 한번 가봐라!







# 나는 행복했다


나는 위와 같이,

정신병원을 소개받아야 한다는 말을 듣곤 하는 사람이었다.


"나보다 행복한 사람은 이 세상에 있을 수 없어!"


라는 괴상한 주장을 종종 하곤 했기 때문이다.


그 정도로 나는 누구보다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왔다고 자부하며 살아왔다.


인생에서 주어지는 중요한 과업들에서,


내가 원하는 결과를 생각보다 쉽게 이루면서 살아왔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대학 입시와 취업이 그랬다.


먼저 대학 입시 이야기를 해보면,


나는 서울에 소재한 나름 이름 있는 중상위권 대학교를 졸업했다.


수능 성적 기준으로 상위 3% 이내에 들어와야 합격할 수 있는 대학교이니,

여간해서는 쉽게 입학하기가 어려운 학교이다.

 

물론 누구나 최고라고 인정하는 초일류 대학교는 아니다.


그러나 내 기준에서는 아주 좋은 학교라고 생각하고,


이렇게 좋은 학교에서 수준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는 사실에 감사하게 생각하곤 한다.






취업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나는 2019년 당시, 경쟁률이 100:1까지도 치솟았던 공무원 시험에 응시했고 9개월 만에 합격했다.


당시에는 공무원 열풍이 불어서 3~4년씩 공부해도 합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나의 경우 9개월이라는 단기간에 합격할 수 있었다.






이렇게 나는 서울의 유명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공무원 시험에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만 공부하고 합격할 수 있었다.


이런 점에서 나는 아주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왔다고 스스로 생각하며 살아왔다.


공무원으로 임용되어 일을 시작한 이후에도,


맡은 업무도 만족스러웠던 것은 물론이고

함께 일하는 직장 동료들과도 아주 잘 맞아서


정말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래서, 기회 될 때마다 주변 직원들에게


"나보다 행복한 사람은 이 세상에 있을 수 없어!"




그래서, 기회 될 때마다 주변 직원들에게


"나보다 행복한 사람은 이 세상에 있을 수 없어!"


라고 떠벌리곤 했다.







# 그러나,



그러나 어느 날, 뭔가 달라졌다.


뭔가 다른 생각이 들었다.


뭔지 모를 불편함 감정이 들었다.






"이렇게 계속 살아도 되는 건가?"



"지금 행복하니까,


앞으로도 평생 지금까지와 똑같이 살아야 되는 건가?"






지금까지 행복하게 잘 살다가 왜 갑자기 이런 불편함 감정이 드는 거지?


스스로도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이 불편함은 나로 하여금,

그 끝을 짐작하기 힘든 깊은 사색에 빠지도록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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