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움을 당했을 때 품위를 지키는 한 방법
몇 달 전, 한 전문 경영인에게 갑작스러운 사임 통보가 있었다. 계약 기간이 남아 있었지만, 회사는 스스로 사임하는 형식을 요구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신속한 대처가 필요하다. 사임 통보를 받은 후, 신중하면서도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경영자의 미래와 회사와의 관계를 잘 마무리할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그를 위해 일정을 조정하고 아침 일찍 만남을 가졌다.
이 경영인은 1분기 실적 보고를 한 지 한 달밖에 지나지 않았고, 내년도 계획까지 논의했던 터라 갑작스러운 통보에 충격을 받았다. 물론, 소속 비즈니스가 업계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긴 했지만, 사임 통보는 규정을 따르더라도 합당하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회사의 대응 방식이었다. 법무 임원을 통해 통보를 받았다는 점에서 예우가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고, 여러 생각이 들 때일수록 3자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오랜 친분이 있었기에 내 생각을 솔직히 전할 수 있었다.
"제가 대표님이라면, 쿨하게 받아들이고 회사의 요구를 수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다만, 두 가지는 꼭 하셔야 해요. 첫째, 대표님이 선발하고 함께했던 주요 인재들을 일정 기간 보호해달라고 요청하세요. 새로운 대표가 오더라도 업무 연속성 때문에 당장은 이 인재들을 바꾸기 어려울 것입니다. 둘째, 모든 직원에게 감사 편지와 작은 선물을 하세요. 직원 한 명 한 명에게 구체적인 감사 내용을 담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나는 가위바위보 이야기를 꺼냈다.
"책에서 본 이야기인데, 바위는 왕, 가위는 신하, 그리고 보는 백성이라고 하더군요. 왕은 신하를 이기고, 신하는 백성을 이기지만, 왕은 백성에게 진다는 해석이었습니다. 리더가 직원들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지 생각하게 하는 글이었죠."
그 대표는 생각지 못한 부분이라며, 직원들에게 작은 선물과 진심 어린 감사 편지를 직접 쓰겠다고 했다. 회사가 어떻게 대하든, 직원들과의 관계는 자신의 경영 여정에서 가장 소중한 자산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나는 말을 이어갔다.
"회사에 대해서는 최대한 품위를 지키세요. 'When they go low, we go high.' 이 슬로건은 지금 대표님께도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회사가 부당하게 행동하더라도, 대표님이 품위를 지키며 마무리한다면, 그것이 결국 더 큰 신뢰와 새로운 기회를 열어줄 것입니다.
또한, 직원들에게 진심으로 잘해준다면, 나중에 회사가 트집을 잡거나 문제를 삼으려 할 때에도 직원들이 대표님에 대해 긍정적으로 이야기할 겁니다. 좋은 추억과 감정을 남기는 것은, 경영자로서의 가장 강력한 방어막임과 동시에 새로운 길을 열어 주는 통로가 될 수도 있습니다."
비즈니스 현장에서 우리는 여러 어려운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중요한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기준과 상식을 지키며, 위기 속에서도 품위를 유지하는 것이다. 품위를 지키는 리더는 결국 더 큰 존경과 신뢰를 얻게 되며, 그것이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기도 한다.
적용질문
1. 위기 상황에서 나는 품위를 유지하며 마무리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이전에 이런 경험이 있다면 스스로를 평가해보라.
2. 조직을 떠날 경우, 내가 리더로서 남길 수 있는 긍정적인 영향은 무엇이며, 이를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참고로, 이 글은 저의 전 직장인 이랜드와는 무관한 기업과 경영자의 사례임을 밝혀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