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에게는 기회를!
이번 주 토요일(11월 8일), 서강대학교 인사·HR 연구모임 HEROs 홈커밍데이에서
강연을 하게 되었다.
내가 받은주제는 내가 여러 차례 다뤄온 시리즈, **‘HRBP로 일한다는 것’**이다.
나는 강연을 준비할 때, 언제나 같은 아래 방식을 선호한다.
‘내가 전하고 싶은 이야기’보다 먼저, ‘청중이 궁금해하는 질문’을 중심으로 구성하는 것.
지난달 3~10년차 젊은 직장인들과 만났을 때도, 준비한 자료를 내려놓고 오직 그들의 질문만으로 90분을 함께했다.
그때 다시 느꼈다. 좋은 강연은 답을 주는 시간이 아니라, 질문을 함께 탐구하는 시간이라는 것을.
이번에도 같은 방식으로, 서강대 학생들에게 사전질문을 요청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들은 이미 내가 SNS에 연재한 ‘HRBP 시리즈’ 글을 모두 읽고 질문을 준비해왔다. 단순한 피상적 호기심이 아니라, 각 글의 핵심을 자기식으로 해석하고 더 깊은 층위로 확장한 질문들이었다.
이런 질문들이 있었다.
1️⃣ “좋은 채용은 온보딩 이후에 증명된다.”
“그렇다면 성과로 이어지는 온보딩이 되려면 HRBP는 어떤 관점과 기준으로 설계해야 할까요?”
2️⃣ “HRBP는 경영자와 전략을 논의하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채용 ROI를 데이터로 설득할 때, 어떤 지표와 언어를 사용해야 할까요?”
3️⃣ “AI가 대체할 수 없는 HRBP의 본질은 무엇인가요?”
“AI 시대에 HRBP가 집중해야 할 일은 결국 어떤 영역일까요?”
4️⃣ “HRBP는 사람의 가능성과 팀의 역학을 실시간으로 관찰해야 한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모든 구성원을 그렇게 관찰하기 어렵다면,
어떤 정보망과 지표를 미리 설계해야 할까요?”
5️⃣ “HRBP는 사업의 언어와 사람의 언어를 동시에 말해야 한다.”
“그 두 언어가 충돌할 때,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십니까?”
6️⃣ “초기 HRBP가 해야 할 첫 번째 우선순위는 무엇인가요?”
“제도가 아니라 신뢰를 먼저 세워야 한다면, 그것은 어떻게 가능할까요?”
7️⃣ “HRBP의 통찰력은 타고나는 걸까요, 아니면 경험으로 길러지는 걸까요?”
“이 능력은 어떻게 훈련할 수 있을까요?”
이 질문들을 보며 느꼈다.
지금의 학생들과 신입 HRer들은 단순히 ‘HR 직무를 배우는 세대’가 아니라, 사람과 비즈니스를 함께 이해하려는 세대라는 걸.
“HR의 본질은 무엇인가?”에서 멈추지 않고, “그 본질을 어떻게 실행할 것인가?”로 나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무겁다. 이렇게 훌륭한 청년들이 있음에도, 그들이 일할 수 있는 좋은 일자리와 HR 직무의 기회가 여전히 많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조금만 시야를 넓히면, 이 젊은 인재들이 조직의 미래를 얼마나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는지를 알게 될 것이다.
메타(Meta)에서는 20대 후반의 리더가 AI 책임자로 일하고 있다.
또 내가 아는 글로벌 컨설팅 기업 출신의 한 대표는, 대학교 4학년 학생을 CTO로 세워 함께 일하고 있다.
기회의 크기는 나이가 아니라 역량과 가능성의 크기로 결정된다. 그 신뢰를 줄 수 있는 기업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
그래서 이번에는 한 가지 제안을 덧붙이고 싶다.
이런 청년들을 직접 만나보고 싶거나, 채용을 고민하는 기업이 있다면, 저에게 사전에 연락을 주시길 바란다. 이번 행사와 연계해, 진심으로 일하고 싶은 훌륭한 인재들을 직접 소개해드리고 싶다. 혹은 이 자리에 함께 참여하셔도 좋을 것 같다.
좋은 강연은 일방적인 전달이 아니라, 서로의 생각이 만나는 시간이다.
이번 토요일, 그들의 질문에 진심으로 답하고, 그들에게 더 많은 기회의 문을 열어주고 싶다.
“질문이 깊을수록, 답은 단단해진다.
그리고 좋은 질문을 가진 사람에게는, 언젠가, 반드시 기회가 찾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