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uld Be Complex"
며칠전이었다.
나의 병명을 만난건.
슈드비 콤플렉스
나는 공백을 참지못하는 버릇이 있다.
무언가 계속해야하고, 무언가 계속 생산을 해야했고, 무언가를 열중해야한다.
그렇지않으면 내가 무능하고, 살아있다고 느끼지 못하는것 같았다.
퇴사 후 1년을 정말 바쁘게 살아냈다.
제과제빵을 배우고, 필라테스 강사 자격증을 따고, 보험설계사 시험을 치고, 식당일도 배우고,
인삼공장에서 알바도 하며..
"넌 왜 요즘 계속 쉬어?"
라는 질문을 받을때마다 속으로 스트레스를 쌓아냈던거 같다.
난 정작 편히 쉰적이 없는데,
왜 사람들은 내가 쉰다고 생각할까.
쉰다
이 말이 내게 정말 필요한 말이지만, 내게 정말 많은 스트레스를 주는 말인거 같다.
내 안에는 오로지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가득찬거 같다.
이것은 병적으로, 혹은 강압적으로 말이다.
어렸을때로 돌아가 보면,
항상 빵점만 맞던 어린 내가 95점을 맞아온 날이 있었다.
칭찬받고 싶은 마음에 엄마 아빠에게 자랑을 늘어놓았지만,
내게 돌아오는건 무관심이었다.
(슬프지만 이렇게 이해하기로 했다. 누구나 그렇듯, 우리 부모도 삶에 찌들어 자식에게 칭찬한마디 해줄 여력이 없었던듯하다..)
고사리 손으로 엄마의 신발을 닦아내주고,
엄마에게 신경쓰이지 않게 하기 위해 어린마음에 무수한 노력을 했었지만,
그래도 마음을 온전히 받지 못했었다.
인정받고 싶은욕구는 어른이 된지금도 여전하다.
회사내에서도 업무를 마치지 못하면 내가 책임감없고, 무능한 사원으로 생각되는게 싫어서
퇴근후에도 항상 업무에 치여지냈었다.
가정에서도 내가 이가정을 책임지지 못하면,
나는 끝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내가 나를 생각하지 못하고 질질 끌고 왔다. 와버렸다.
물론 요즘도 아이러니하게도 낮에 알바를 하고있음에도 사람들은 내게 묻는다.
"너 언제까지 쉴꺼야?"
'이렇게 일하고 있는거 보면서도 이렇게 얘기하네.' 속으로 생각한다.
주말인 오늘은 알바가 없다.
아침일찍 눈이 떠져서 한바탕 청소를 해본다.
그러면서 나는 청소끝나면 무얼할지 생각한다.
나는 가만히 있질 못한다.
가만히 있으면 내가 무능하고, 시들어 버린거 같다.
나는 계속 움직여야 하고, 나는 계속 무언가 해야한다.
나는 슈드비 콤플렉스가 맞는거 같다.
충분히 가만히 있어도 된다고,
충분히 쉬어도 된다고,
그래도 된다고
누군가 말해주었으면
정말 한번이라도 괜찮다고 말해주었다면,
나는 이렇게 까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나처럼 슈드비 콤플렉스가 있는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그렇지만 나는 ( 이 글을 쓰면서 궁리했다)
' 쉬기 뭐하니까 가까운 산에라도 다녀올까, '
인사.
완연한 가을인가 봅니다.
하늘도 왠지 더 높아진거 같구요,
아침저녁으로 낯선 바람이 붑니다.
매미소리가 기운이 없어 보이네요.
다가오는 가을을,
만끽할 준비 잘하세요
함께 따라오는 감기라는 친구도 조심하시고요.
즐거운 주말 되시길 바래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