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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지성 Mar 21. 2024

밥 이야기 일곱 번째 - 김밥

우리 집 최고 메뉴!

 우리 집 최고 메뉴는 단연코 김밥입니다. 고소하고 달콤하고 아삭아삭한 식감에 보슬보슬 부드러움까지 담고 있는 김밥은, 특히나 집에서 만든 김밥은 정말 맛있습니다. 배부르게 다 먹고 나서 딱 하나만 더 먹는다면서 한 줄 더 먹게 되는 마법 같은 밥이죠. 김밥의 유일한 단점은 많이 먹는다는 것, 그 외에는 좋은 것 밖에 없네요. 김밥을 언제부터 만들었는지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는데, 평균 한 달에 한 번은 해 먹는 것 같습니다. 저희 집 김밥의 핵심은 당근인데요. 많은 양의 당근을 기름에 달달 볶아서 가득 넣어 김밥을 만듭니다. 그럼 달큼하고 고소한 풍미가 가득하죠. 


 특히 아들이 김밥을 좋아합니다. 유치원에서 소풍 가는 날이면 어김없이 꼬마김밥을 싸주는데 아이가 너무 잘 먹습니다. 유치원에서 밥을 다 먹는 걸 '싹싹이'라고 하던데, 소풍 다녀온 날에는 김밥과 간식 모두 싹싹이가 됩니다. 아빠한테 엄지 척하는 몇 안 되는 메뉴입니다.

늘 싹싹이 하는 꼬마 김밥


 그럼 김밥 한번 만들어 볼까요?

 재료를 준비합니다. 김밥 만들려고 마트에 가면 김밥 만들기용 세트를 파는데요, 사용해 보니 김이 얇아서 잘 찢어지기도 하고 햄 같은 경우 맛이 좀 덜해서 저는 번거롭더라도 각각 재료를 삽니다. 김밥용 재료로 개별표장되어 파는 것들이 품질은 더 좋은 것 같습니다. (물론 개인 의견입니다.)

 쌀, 김, 당근, 계란, 단무지, 우엉, 햄, 맛살, 치즈, 참기름, 참깨, 고운 소금.. 제가 만드는 필수 김밥 재료입니다. 이건 반드시 들어가는 재료들이고, 집에 반찬이 좀 남는 게 있다 그러면 아무거나 넣어도 좋습니다. 깻잎을 넣고, 참치 마요를 만들어 깻잎 위에 얹어도 좋고, 매운 땡고추에 어묵을 넣어도 맛있습니다. 진미채나 콩나물 무침, 멸치 볶음도 좋더라고요. 냉장고 파먹기에 이만한 건 없다고 생각됩니다. 필수 김밥 재료로 만든 김밥 중심으로 만들어 볼게요.


 우선 쌀을 준비합니다. 흰 백미로 밥을 지을 건데 이상하게 김밥은 잡곡밥으로 만들면 맛이 덜한 것 같습니다. 쌀은 김밥 10개 기준으로 5컵 정도로 밥을 짓습니다. 물의 양은 정량으로 하고, 더하거나 덜해도 크게 상관은 없는데, 물이 좀 부족한 경우 밥이 되서 나중에는 좀 딱딱해지니 그 부분만 주의하면 됩니다. 저는 밥 지을 때콩기름 한 스푼을 넣기 때문에 김밥 할 때도 그렇게 밥을 짓습니다. 다른 분들의 레시피를 보니 밥 지을 때 참기름을 넣거나, 소금을 넣어 간을 맞추는 경우도 있는데요. 저는 밥을 다하고 나서 감을 잡습니다.

 이제 재료를 손질합니다. 당근은 큰 걸로 2개 채 썰어 줍니다. 채칼로 박박 긁어 나가면 되는데 당근 2개 양이 어마무시 합니다. 그런데 너무 놀라지 마세요. 당근이 익으면 숨이 죽어서 양이 팍 줄어듭니다. 그리고 프라이팬에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당근을 볶습니다. 소금으로 간을 잡아 줍니다. 당근이 눅진해질 때까지 약불로 볶아 주면 당근 재료 준비 끝입니다. 그다음 계란 지단(참치액) 만들고, 햄 볶고, 맛살 볶고(살짝만), 단무지와 우엉을 준비합니다. 치즈도 10장 준비하고 김도 준비합니다.

 김밥의 핵심은 '밥'입니다. 밥이 간이 되고 맛있으면 다 맛있는 것 같아요.  밥이 완성되면 커다란 볼에 밥을 넣습니다. 참기름과 소금으로 간을 해줍니다. 밥 양이 많기 때문에 살살 저어서, 양념이 골고루 퍼질 수 있도록 밥을 섞어 줍니다. 너무 세게 치대면 밥이 질어질 수 있으니 살살 섞어 주면 됩니다. 밥을 중간중간 맛보고 간이 부족하다 싶으면 참기름과 소금을 더해 섞어주면 밥 완성입니다.


 이제 김밥을 말아보겠습니다. 김 한 장을 준비합니다. 김을 보면 반질반질한 표면이 있고, 약간 거친 표면이 있는데 어디를 위로하냐 궁금했던 적이 있습니다. 결론은 큰 차이는 없는데, 저는 반질반질한 표면이 위로 오는 게 김밥이 더 잘 말리는 거 같아 반질한 표면을 위로 향하게 놓습니다. 

 밥을 고르게 펼 시간입니다. 야구공 크기 정도로 밥을 말면 딱 한 줄 쌀 수 있는 양이됩니다. 고르게 펴는 게 핵심이에요. 뭉치거나 밥이 모자라면 김밥이 영 이상해집니다. 최대한 고르게 펴는 게 중요합니다. 밥을 고르게 펴면 치즈 하나 반으로 잘라 넣어줍니다. 그 위에 많다 싶을 정도로 당근을 넣고, 계란, 단무지, 우엉, 햄, 맛살을 넣습니다. 기타 부재료가 있다면 이때 넣어주면 됩니다. 그리고 김밥을 말아야 합니다. 김밥을 말 때는 꽉 눌러주면서 터지지 않게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마무리로 끝에 물을 묻히면 김밥이 풀리지 않습니다. 이렇게 열 줄 준비하고 썰면 바로 맛있는 김밥 완성입니다.

 김밥 썰때 김밥 위로 참기름을 살짝 발라주면 칼날이 잘 들어가 쑥쑥 썰립니다. 꼬다리는 만든 사람이 먹고, 이쁜 김밥은 접시에, 도시락에 넣어둡니다. 이렇게 만들어 놓으면 하루가 든든합니다.


이렇게 김밥을 만들어 놓으면 하루가 든든합니다.


 김밥에는 꼭 들어가야 할 재료도 있고, 넣어서 특별한 맛을 내는 재료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그 모든 게 모여 하나가 되어 '김밥 맛'을 낸다는 것입니다. 어느 하나가 주인공이 아니고 뭉쳐야 비로소 주인공이 되는 겁니다. 모두가 주인공인 셈입니다. 맛있는 집 김밥. 이번 주말에 김밥 만들어 나들이 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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