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밥을 먹고 땅거미가 짙어지면 밀대방석을 옆에끼고 바깥 마당으로 나간다.
아버지는 이웃들이 모여있는 동구앞 공터로 나가시고 누나들과 아이들은 마당에 밀대방석을 펴고 자리한다.
마당 한쪽에는 암소가 워낭소리 울리며 꼴을 먹고 있고 강아지도 식구들 옆에 한몫 낀다.
어머니께선 삶은 옥수수와 감자를 저녁 간식으로 내어오신다.
동산 숲속에선 솟적새 간간이 울어대고 늦은 저녁이면 부엉이도 운다.
잘하면 어머니께서 들려주시는 옛날이야기 들으며 누워 하늘을 본다.
하늘 가득 촘촘히 널려있는 별들. 오서산쪽으로 길게 늘어져가는 은하수. 좀생이, 삼태성, 북두칠성, 형이 찾아주는 가시오페아 오리온도 본다.
아스라이 먼하늘 한편 간신히 숨어 반짝이는 작은 별이 나를 보고 한눈 찡긋한다.
가끔은 찌익하고 하늘을 가로 질러 유성이 흐른다.
벌써 코를 고는 어린조카. 큰 누님은 씻는다고 울안 샘가로 가고.
남쪽 들녘에선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이만하면 방안도 좀 식었겠지」 어머님은 간식그릇을 주섬주섬 챙겨 집으로 들어가신다.
잠시후 어머님께서 홑이불을 들고 나오셔서 형과 내게 덮어주신다. 어린 조카도 놀라 일어나 할머니를 따라 들어간다.
어쩌다 영악스런 모기 한 마리가 밖에 드러난 종아리를 물어뜯는다.
홑이불속에선 형과 나의 자리다툼이 가끔씩 일어나고 그러다 형은 잠이 들었는지 코를곤다.
낮에는 정겹던 나무들이 컴컴하게 둘러싸니 좀 무섭기도해 형에게로 바짝 나가간다.
마당가 풀섶에선 반딧불들이 작게 반짝이며 숨바꼭질한다.
밤이 깊어 동구밖에 나가셨던 아버지께서 들어오신다.
「늦었다. 그만 들어가 자라」
암소 옆을 지키던 모깃불도 사위어져 갈 무렵이면 뒷산에 시꺼멓게 둘러선 소나무들이 험상궂게 다가오는 괴한들처럼 보인다.
나뭇서리에서 튀어 오르는 암꿩의 날갯소리에 깜짝 놀라도본다.
잠이든 형을깨워 집으로 들어선다.
방에들어 자리에 눕고는 식구들 숨소리, 간간히 들리는 코고는 소리에 잠을 못이룬다.
별들도 따라와 문틈으로 서성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