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의 뿔
어쩜 그렇게 시간이 빨리 가는지... 벌써 지오가 학교 갈 나이가 되어서 며칠 전 입학을 했어.
아빠도 명예로운 학부모가 되고.
요즘은 초등학교 저학년들이 다들 엄마나 아빠, 보호자들이 등하교나 학원도 다 데리고 다니는 것 같아.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안전이 걱정돼서 데리고 다니고 고학년이 지나면 중간에 어디로 셀까 의심스러워서 데리고 다니고 중, 고등학생되면 컨디션 관리해 준다고 데리고 다니기도 하나 봐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하지만 아빠는 지오가 그렇게 크는 게 싫어.
지오가 친구들이랑 몰려다니면서 학교 끝나고 학원 땡땡이치고 PC방도 가고 엄마한테 걸려서 혼나고 친구들이랑 재밌게 지내는 그런 학교 생활을 하면 좋겠어.
그래서 덜 그런 분위기의 동네.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되는 동네 중에 비교적 치안이 확보되고 지오 엄마를 설득할 수 있는 동네로 이사도 했어.
그렇게 아빠의 고집으로 요즘 우리 지오 혼자 다니기 연습 중이지.
엄마가 몰래 미행하고 있지만... ㅋ
누군가 아빠가 작성하는 브런치의 글을 보고 은근히 강요하고 가르치려 드는 꼰대의 글이라고 하는데... '은근히'가 아니고 '아주 열심히' 아빠의 모든 걸 걸고 너에게 강요하고 가르치는 중이야. 다른 사람들은 그냥 어떤 아저씨가 저렇게 사나 보다. 하면 그만이지만 지오는 잘 들어.
아빠가 비교적 어린 나이인 26살부터 사업을 하며 수많은 시행착오로 깨달은 게 있어. 어린 나이에 혼자 뭔가를 하는 게 두려워 늘 옆에 기댈 사람을 두고 뭔가 했거든. 근데 아빠가 누군가에게 의지하면 할수록 결국 아빠가 진행하는 일들은 아빠 생각대로 진행되지 않았고 누군가에게 기대하며 의지 할수록 점점 더 실망하는 일이 많아졌어.
아빠는 그렇게 십수 년이 지나 나이 사십이 되어서야 뒤늦게 그 이유를 알게 되었지.
삶은 결국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는 거야.
왜인지 알아?
스스로 바르게 자신의 길을 가는 사람은 혼자서도 빛이 나거든. 그럼 그 작은 빛의 가치를 알아보는 소수의 현명한 사람들이 그 옆에 하나, 둘씩 나타나 그의 방향을 지지하며 함께 동행하게 될 거야.
그럼 너의 그 빛은 더 밝아질 거야. 그럼 너와 함께 동행한다는 것만으로도 자신들에게 이득이 있을 거라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너에게 잘 보이려 노력하거나 너를 실질적으로 도우며 자신들도 도움을 받으려 할 거야. 그렇게 많은 이들이 몰려들면 게 중에는 너의 길에 방해되는 이도 있을 테고 너와 함께하는 그 저의가 불손한 이도 있을 거야. 하지만 아빠 경험상 지오가 최초로 시작했던 그 길이 바른길이었다면 아마 그런 사람은 소수일 테고 그들이 너에게 결국 아무 영향도 끼치지 못할 거야. 그리고 이렇게 된 이후에도 절대로 잊어선 안 되는 게 있어. 그건 처음 그 바른길을 가기 시작한 너의 철학, 태도, 행동. 그것만 유지하고 있다면 어떤 오해나 사건으로 인해 네가 주변의 모두를 잃었다 해도 넌 다치지 않을 거야. 애초에 혼자서 바르게 너의 길을 나아가고 있을 뿐이잖아. 결국 더 빠르게 더 좋은 동행자들이 몰려들겠지. 스티브잡스처럼.
근데 이와 반대로 지오가 혼자 스스로의 길을 바르게 가는 게 두렵고 외롭고 힘들어 남의 길을 대충 따라가거나 빌붙어 적당한 이득을 취하려 한다면 어떻게 될까. 넌 반드시 철저하게 이용당하고 버려질 거야. 중간중간 뭔가 작은 이득을 본듯한 느낌이 들 수도 있겠지만 결국 네 손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은 채 시간만 지나가게 될 거야.
반드시 기억해야 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스스로 바르게
자신의 길을 자신의 속도로 담대히 가는 이는
주변에 그를 따르는 많은 이들이 그를 돕게 될 거야.
반대로 남에게 빌붙어 적당히 기생하려는 이는 철저하게 이용당하고 반드시 버려질 거야.
너는 꼭 혼자서 너의 길을 가야 해
인간의 본성을 거스르며
시간의 힘을 믿고
하루에 하루만큼 반드시 전진.
Now, the more you sweat here,
the less… you’ll bleed in batt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