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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자훈 Jun 26. 2024

새해인사

2023년 새해인사를 하다

새해 인사 올립니다.     

“몸의 어디가 중심입니까?” 

누군가는 배꼽이라 하고, 가슴이라 하고, 머리라 하고, 각자 생각대로 다양한 의견이 있더군요.

“아픈 곳이 중심입니다” 

손톱 밑에 아주 작은 가시 하나만 박혀도 온 신경이 그곳으로 쏠리죠? 몸의 중심이 그곳인 까닭이랍니다.     

한해를 또 보내는 이 시점에서 우리들의 중심은 어디였을까요?


계절은 자연의 시간에 따라 정확히 오고 갑니다

그 리듬에 따라 시간이 지나감에도 공직을 퇴직한 이후의 흐름은 너무나 빨라서 정신 차려 보니 벌써 3년이 지나가는군요.      

퇴직 첫해에 공직의 무거움을 가벼워진 어깨로 실감했고, 둘째 해 10월의 볕 좋은 날에 어머니가 편안하게 가셨습니다. 세수 99세셨습니다.      

올해는 뜻이 맞는 이들과 ‘길상사’에서, ‘밥 퍼’에서, ‘연탄 나르기’에서 작은 손을 보탰고 우리 집 강아지와 함께 동네 개똥을 치웠습니다. 

이 말씀을 드리는 것은 이제야 이웃에게 눈길을 주는 제가 부끄럽기 때문입니다.     

외람되게도, 지구의 주인은 사람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면 누가 주인일까? 이것에 답을 찾기 위해 새해에는 숲으로 자주 갈까 합니다. 그래서 지금 숲 해설사 전문가 과정을 다니고 있고요. 

드론 조종자 자격을 앞세워 드론도 사용해 볼까 합니다.     

퇴직 4년 차인 내년은 어느 해보다 기대됩니다. 숲에서 나무와 풀과 꽃과 곤충들을 살펴보고, 그리고 어쩌면 그 길에서 반짝이는 아이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좀 더 많을 것 같은 기대 때문입니다.

사람살이에 소중한 것이 한 둘이겠습니까? 마는, 우리가 함께한 인연을 어찌 과소평가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먼저 손 내밀고 서로 말없이 언덕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올 한해, 여러모로 감사했습니다, 고맙습니다.

 구자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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