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중3부터는 대입 제도도 많이 변하고, 극소수만 해당하지만 의대 증원 이슈도 있다 보니, 고등학교 선택에 더 많은 관심이 있다.
일단 부모들은 불안하다. 내 아이가 노는 분위기에 휩쓸릴까 봐. 흔히 일반고에 대한 일반적 이미지이다. 그래서 자사고 등을 생각한다.
내가 있는 곳은 세화고가 그렇다. 일단 자사고는 불리함을 안고 지원을 하게 된다. 탈락했을 때 일반고 선택권이 사라지니까. 그런 불리함을 안고 지원하는 학생들과 단순 선택으로 배정되는 일반고 학생들. 둘이 실제로 학습 동기면에서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는 흔히 이걸 걸러진다고 한다.
주변 고등학교 학생들과 수업을 하며 얘기를 나누었다. 각자 학교 자랑보다는 불만을 말한다. 열심히 안 하는 애들이 많아 분위기 안 좋다고. (속으로 나는 생각했다. 그 애가 너 일 수도 있지 않을까.)
상대적 위안 정도이지만 자사고가 그래도 만족도가 조금이라도 높긴 하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급식의 질은 다른 얘기이지만.
흔히 복불복이라고 한다. 학교도 중요하고 담임선생님도 중요하고 무엇보다 지원과 추첨으로 섞여 배정되는 같은 반 학생들의 성향도 중요하다. 남고 여고 공학, 변수도 있고.
그리고 드러나지 않는 중요한 점. 학년마다 그 해 분위기가 있다. 08년생들이 이상하다고 한다. 본인들 얘기이다. 나도 살짝 동의한다. 이상한 정도는 아니고 개성이 강하다고 해야겠다.
이만기 소장이 한 말이다. 고교 선택에 있어 대원외고 정도의 특목고 가서 10% 정도 유지할 수 있으면 가고, 나머지는 일반고 가서 열심히 공부해서 내신을 잘 받으라고 한다. 웬만한 자사고 등은 큰 의미 없다고 한다.
고교 선택에 있어 이 말이 그나마 확실하게 들린다. 다른 정보들은 어쩔 수 없이 그냥 추상적인 말들이다. 몇 점이면 어느 고등학교를 간다라는 이런 정량평가로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고등학교 갔을 때를 가정해서 생각하는 것이니까. 무엇보다 내 아이의 정체를 정확히 모른다.
진로에 대해 부모와 아이가 같이 얘기를 나눌 수 있다면, 그때는 어느 학교가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결과는 어차피 다 모르니 선택 과정만이 남았다. 사춘기 즈음 자녀와 이 대화를 진지하게 잘할 수 있는 것 자체가 고난도이다.
거주 위치가 영향이 많은 중학교 선택은 다르다. 일반적으로 원하는 학교 근처는 수요가 많으므로, 조금 더 높은 집값을 지불해서 해결하기도 한다.
내 입장에서, 고교 선택이 아니라, 고등학교 입학 전에 국영수 실력이 어느 정도이냐가 백 배는 더 중요한 것 같다. 매번 내신 준비를 하며 절실히 느끼는 솔직한 심정이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학교 시험. 난이도 차이는 건널 수 없는 강이다. 차라리 중학교 시험을 지금보다 더 어렵게 내서 내성을 만들어 주는 것이 좋겠다.
어느 부모나 자기 아이가 좋은 분위기에서 공부하기를 바라는 것은 당연하다. 잘하는 아이는 좋은 분위기에서 더욱 잘하길 바라고. 부족한 아이는 좋은 분위기에 영향받아 나아지기를 바라고.
고교 선택뿐 아니라, 부모는 이래나 저래나 불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