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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래랑 Nov 30. 2023

헛된 것들

이야 싶은 일이면 다 했으며

만수판 벌이며 신명 나게 놀아도

백천이 동도해라 하시부서귀라던

그 비가비의 말이 사실인가 봅구만요

하던 거 다 실컷 하고

이제 좋을 거 다 맛보니

이 생이 이제 질린 탓에

귓밥만 만질만질 거리고 있답디다.

이제 머리도 하얗게 다 새어버리고

명줄이 끊어질락 말락 사람을 이리 골리니

시레비자식이어도 튼튼하다면 다 부럽더이다

항상 좋으시오? 좋으시오? 해대니

나를 미친 할멍구라 여기며 다 떠나더이다

이리 조상 이름을 욕되이 했으나

이 계집이 무식하여 조상에게 무안쑤시하지도 않소

이제 잃을 것도 없지만은

뻗장나무처럼 살지 아니할 테니

다시 그때처럼

그 세월처럼 돌아가게 하여 달라며

천지신명께 기도할 뿐이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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