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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건 Nov 14. 2024

#12_달리기

나는 오늘도 달린다

일상의 무게와 기울어진 마음을 견디기 위해


우울의 그늘에 멈춘 시간 속에서
달리기는 내게 역동과 열정을 심어주며
멈춘 시간을 잊게 한다


땀방울은 진실한 기쁨이고
축 처진 나를 일으켜 세우는
결심의 흔적이다


세상 속에 나 홀로 제자리에 선 듯할 때마다
나는 다시금 달린다




살다 보면 우리는 종종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마치 세상은 빠르게 흘러가는데 나만 멈춰 있는 것처럼 느껴지죠. 그러나 세상은 멈추지 않고 흐르고 있으며, 우리 역시 그 속에서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우리가 스스로를 제자리에 있는 듯 느끼는 순간조차도 사실은 앞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셈입니다. 다만 우리의 기대치와 현실의 간극이 클 때, 우리는 자신이 제자리걸음하는 듯한 착각에 빠지곤 합니다.


이런 순간마다 저는 달리기를 택합니다. 달리기는 단순한 운동을 넘어, 스스로를 위로하고 다시 일으켜 세우는 힘을 줍니다. 몸과 마음이 함께 앞으로 나아가는 이 단순한 움직임은 멈춰 있는 듯한 삶에서 벗어나게 하고, 제가 여전히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 줍니다. 달리면서 느끼는 바람과 땀, 그 모든 감각은 저에게 진실한 존재감을 선사합니다. 무거운 마음 속에서 한 걸음씩 내디딜 때마다 억눌린 감정과 불안이 조금씩 흩어지며, 제 안에 남아 있던 열정과 결심이 서서히 깨어나는 것을 느낍니다.


달리기라는 행위에는 단순한 운동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매일의 무게에 짓눌린 마음을 다잡고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우리에게 달리기는 하나의 상징입니다. 힘들 때도 그저 앞으로 나아가라는 메시지를 전해 주는 이 단순한 행위는 목적지에 다다르지 않더라도 한 걸음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 자체로 위안을 줍니다. 발을 내딛는 순간의 결심과 땀은 우리의 의지를 증명하는 흔적이자, 멈춰 있지 않음을 상기시키는 표식입니다.


삶이 뒤처진 듯 느껴질 때, 저는 다시 달립니다. 저에게 달리기는 그 자체로 하나의 치유이자, 앞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입니다.


윤태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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