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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ina Kim Jan 05. 2024

민감한 이슈-모여대에 대한 논쟁에 대하여

오늘 내가 써보고자 하는 주제는, 어쩌면 한국사회에서 가장 민감한 이슈를 건드리는 부분이 될 지도 모르겠다. 나는 대한민국에서 유명한 모여대의 출신이다. 앞서 썼던 글을 보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나는 학창시절 문과 중 탑 최상위권이었던 학생으로서 내가 재수를 했음에도, 수능에서 결정적으로 가장 최악의 성적을 받아, 울며 겨자먹기로 해당 모여대에 진학한 학생이었다. 진학 과정에서도 우여곡절이 많았으며, 졸업 후에도 해당 대학을 갔던 것이 내 인생 후회 중 큰 하나일 정도로 나는 해당 대학이 나에게 맞지 않는 옷이라는 느낌이 들곤 한다. 그렇게 나의 모교인 해당 모여대를 비선호하는 나이지만, 다녀 본 입장에서 정말 객관적으로(물론 나의 글이기에, 당사자의 주관이 들어간 주관적인 글일 수도 있다.) 오해와 이슈, 그리고 특징들을 고찰해보고자 한다. 욕 먹을 수 있는 민감한 이슈가 있을 수도 있다. 각자 의견이 다른 것이니 넘어가도록 하자.



대한민국 사람들은 희한하게도 참 남의 일에 관심이 많아, 자신의 학교가 아님에도 불구, 모여대의 입결 커트라인에 뜨거운 관심을 보이며 열렬한 토론을 하곤 하는데 우선 그것부터 짚어보겠다. 나의 경우 해당 여대의 입결 커트라인 이슈가 되는 A라인과 B라인 모두 진학 가능한 성적이었다. 해당 입시년도는 2011년 연말, 지금처럼 모여대가 아주 많이 낮아진 상황이 아니어서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었다. 당시에는 어른들 입김이 꽤나 센 영향력으로 작용하였고, 친척 중 모여대 무슨학과를 졸업하신 분이, 무슨학과가 나에게 흥미있는 학과일 것 같으며, 그 학과에서는 모여대가 거의 제일 알아준다는 제안으로 가군에 극하향지원인 모여대 무슨학과를 쓰게 되었다. 그것이 나의 후회의 시초였다. 늘 수능성적이 모의고사 대비 가장 안 좋은 성적이었다는 점에서 스트레스를 받던 나는, 하향지원만이 강제 N수 혹은 백수를 피하는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했던 쫄보였다. 이렇게 유리심장을 가졌던 나는 과감한 상향 혹은 소신지원을 회피하고, 하향을 선택하고야 말았다. 물론 내 선택은 내가 책임져야하는 것이 맞지만 말이다. 그래서 이런 케이스도 있지만, 또한 재외국민전형 혹은 자기추천, 농어촌, 지균(실제로 농어촌이 아닌데 거주지주소를 교묘히 바꿔서 쓰는 전략을 빙자한 사기가 많다고 한다) 등 각종 수시학생들의 등급을 보면 3,4등급도 거뜬하게 모여대 뿐 아니라 sky까지도 가곤 하더라. 그래서, 입결을 따지는 것이 훗날 보면 별 의미가 없는 것임에도, 사람들은 모여대의 입결을 장작태워 활활 불붙이는 데 늘 애쓰고 있더라. 자신의 학교도 아닌 데 말이다.



그 다음으로는 돈 많은 남자를 물어 취집(?)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이다라는 의견과, 페미니즘에 몰입한 광기어린 운동가들이라는 굉장히 양립된(?) 편견이 있다. 마치 한 집단을 놓고 이 집단은 극좌파다, 극우파다를 놓고 열띈 토론을 하는 현장을 보는 것 같다. 양립가능하기 어려운 성질들을 두고, 모여대에 프레임을 씌워 늘 욕을 하고 논쟁하는 그들은 모여대와 별 관련은 없어보이긴 하지만 말이다. 다녀 본 입장에서 말하자면, 전자의 학생들 집단이 있고, 후자의 학생들 집단 또한 물론 존재했다. 여자들만 모여 있고, 대부분 소위 말해서 기가 세다라는 사람들이 많은 특성이 있어서, 한쪽으로 치우쳐진 학생들이 많다고 느끼긴 했다. 평범하게 공부만 하고 일 욕심 있는 정말 평범하게 대화할 수 있는 친구를 찾느라, 꽤나 노력했던 건 사실이다.



전자의 경우는 예능계열에 많이 분포해 있었다. 물론 그들이 어린 시절 그랬다고 지금 꼭 그러리라는 법은 없다. 하지만 나의 경우 중학생때까지 미술을 배웠어서 모여대 미대를 간 학생들을 많이 알았는데, 그들은 전자의 케이스가 많았다. 학생 때의 막장으로 놀던 모습을 철저히 숨기고 내숭과 가식으로 무장하여 명문대 각종 X팅을 다니며, 무언가 이득이 될 만한 남자 하나를 물어보고자 하는 학생들을 많이 보았다. 몇몇 과 특성인 것 같은데, 학번마다 다를 수도 있지만 하필 우리 과에서도 비슷한 부류가 주류를 차지하고 있었다. 나는 그런 방식으로 남자를 만나고 싶을 만큼 궁하거나 외롭지가 않았는데, 그런 클럽이나 미팅 등에 흥미를 보이지 않자 오타쿠나 아싸(?) 혹은 뭔가 모자라는 사람, 혹은 소수자 쪽으로 오해도 많이 받았었다. 이들에게는 누군가를 쉽게 좋아하지 않으며, 연애나 사랑에 있어서 남자의 스펙을 보지 않고, 결혼 생각조차 없는 내가 굉장히 이질적이었겠지. 아무튼, 그런 학생들은 꽤나 존재했다. 요즘 말로 남미새라고 해야하나. 부잣집이나 명문대남에게 취집을 목표로 해서, 그것을 성취했다면 뭐, 축하드린다. 이들은 소위 말하는 페미니스트들과는 다른 세계관에 살고 있다.



그 다음에는 후자다. 후자의 경우에는 거의 운동권 느낌으로, 각종 페미니즘 시위, 혹은 정치사회적 현상에 대해서도 시위를 많이 나가는 운동녀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인터넷 사이트에서 자칭 페미니스트라고 하는 혹자들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거르는 편이다. 나는 남녀노소 모두, 커뮤니티에 매몰된 사람을 현실에서 피하려고 하는 편이다. 온라인 세상에서 키보드를 타닥타닥 두드리며, 불특정 다수와 싸우고 연예인들에게 악플을 달며, 자신을 합리화하는 종족들에게는 이미 인생의 반이 현실세계가 아니라 온라인 전쟁터에 있는 셈이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사고와 대화가 불가능한 족속들이라고 생각한다. 이 중 특정 여성 커뮤니티에 매몰된 사람들은, 자칭 페미니스트라고 하면서도 희한하게도 남자를 만나려고 안달을 하며, 어떻게든 남자의 돈을 뜯어먹으려는 데 혈안이 되어 있더라. 이들은 정작 여성운동이 어떤 맥락에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는 안중에도 없는 것 같다. 아무튼, 온라인 세상의 이상한 사람들 말고, 정말 현실 운동권 페미니스트 그녀들은, 온라인에서 공격성을 띈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면 대개 사회적 성취에 굉장히 목을 매어 남자 집단을 이기고 올라가려고 하는 측면, 비혼과 비출산으로 가부장제에 맞서는 측면 등의 남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방법으로 자신의 소신을 표출하고 있을 것이다. 이들은 학교에 곳곳에 있었지만 아무래도 사회문제에 대한 논쟁거리인 만큼 어떤 쟁점에서 그들끼리도 부딫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예를 들면 트렌스젠더에 대한 논쟁 등 이견이 생길 수 있는 문제에서는 첨예한 대립을 하며, 점점 자신과 의견이 맞는 소수의 집단으로 쪼개지는 분위기를 보았다. 생각보다 모여대가 페미니즘 집단이라며 추앙을 받거나 욕받이가 되거나 둘 중 하나로 초점이 맞춰지는데, 이런 부류는 학교에서는 그렇게 튀지는 않았던 것 같다. 이미 시위현장에 가 계시겠지.



뭐 그렇다면 그 극과 극이 아닌 학생들도 꽤나 존재하겠지만, 마음 맞는 학생들을 찾기는 꽤나 어려웠다. 이게 시대적, 학과 특성적 분위기에 따라서도 많이 갈리는 것 같다. 이들은 밖에서 가해지는 편견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 나는 개인적으로 학교 감성이 나와 맞지 않았으며, 많이 낮춰 갔던 학교인 데다가 내가 수석이었기에, 별다른 애정도 없지만서도 이런 편견으로 점철된 주목대상이 될 때마다 굉장히 당황스럽다. 뭐 특정 집단들이 눈에 탁 튀는 느낌이 있는 것은 맞았지만, 그냥 극여초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간군상들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모교생들끼리 끈끈함이나 정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내가 본 모여대 학생들중에는 오히려 같은 또래 여성 뒷통수치는 케이스를 더 많이 봐와서 말이다. 물론 이 경우 또한 다른 사람들은 다르게 보고 겪었을 수 있다. 수만의 사람이 스쳐지나가는 장소인데, 어떻게 일관되게 한 성향으로 흘러가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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