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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1등이에요!
벌써 잊어버린 건 아니시죠...

'가을야구'... 1위 팀 선수들은 진심하고 싶어 하는 걸까?

by 관돌

요즘 국내에서 가장 핫한 스포츠를 꼽자면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이 아닐까?

야구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응원하는 팀이 아직 참여 중이기에 관심은 가지고 있다.


그런데 문득,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그건 바로...


가을야구는 왜 하는걸까? 아니, 누구를 위한 가을야구일까?


좀 생뚱맞을 수도 있는 의문점일 수도 있다.

하지만, 공평성의 관점에서 든 순수한 의문이었다.

지극히 주관적인 공평성일 수도 있겠지만...

어느 날, 스포츠뉴스를 보다 보니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왜 정규시즌 우승과 한국시리즈 우승에 대한 비중은 차이가 있을까?

1위에서 5위까지 오른 팀끼리 다시 최종 우승을 치르는 게임에 사람들은

왜 더 열광을 하는걸까?


1위 팀은 어차피 우승을 해도 본전일 텐데...

물론 최종 승리를 거머쥔다면 통합우승이라는 프리미엄이 붙기야 하겠지만...


반면, 5위 팀 입장에서는 좀 다를 수 있다.

4위, 3위, 2위... 최종적으로 1위 팀까지 꺾고 극적으로 최종 우승을 하는 상황이

펼쳐진다면... 난리가 날 것이다.

그 해 프로야구 최종 주인공은 바로 5위 팀, 아니 한국시리즈 우승을 먹는 팀이

주인공이 되고야 만다.


물론 기억이야 하겠지만, 사람들의 뇌리 속에는 정규리그 우승팀은 가을야구가 시작된 이후부터 서서히 잊혀지기 시작한다.

이는 단지, 관중들의 기억에서만 잊혀지는 것은 아닌 듯 하다. 정규리그 우승팀 선수들 또한 자신들이 우승팀이었다는 것을 망각하는 듯 하다. 왜냐하면 정규리그 우승보다 한국시리즈 우승에 더 목을 메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같아서...


물론 프로 선수들이기에 한 경기, 한 경기 치를 때 마다 돈이 달라붙고, 우승 상금, 보너스가 주어지기에 모든 게임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싫어하는 선수들도 없을테니...


하지만,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하지 못하면 마치 패잔병이 된 듯, 죄인이 된 것 마냥 고개를 푹 떨구고 경기장을 빠져나가야 한다. 팬들과 눈길조차 마주치지 못하고 말이다.

그런 모습을 자주 봤었다.

관중들 중 일부는 심지어 욕설을 하거나 야유를 보내기도 한다.

불과 며칠 전까지 분명 잘했다고 칭찬을 보낸 선수들이었음에도...


왜 그런 걸까?

1위 팀 입장에서 본다면 '포스트시즌' 방식 자체가 참 억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건 프로야구뿐만이 아니라, 축구, 농구, 배구도 마찬가지다.


해외에서도 우리나라와 유사한 방식의 플레이오프 제도가 분명 있기는 하다.

그러나 해외...

특히 미국의 메이저리그나 NBA 또는 유럽 축구와는 경우가 다른 것 같다.

미국은 땅덩어리가 워낙 넓은 탓에 메이저리그와 NBA는 우리나라처럼 단일리그로 치러지고 있지 않다.

메이저리그는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로 나누어져 있고, 이 안에서도 각 지구별로 분리되어 있다. NBA 또한 동부, 서부콘퍼런스별로 구분되어 있다.


이 두 가지의 경우에는 리그가 구분되어 있기에 통합 우승팀을 가릴만한 확실한

명분이 있다. 그렇기에 한국시리즈와 같이 '월드시리즈, 'NBA 챔피언 결정전'이라는 경기방식이 분명 필요해 보인다.

그래야만 그 한 해 동안의 최강의 팀을 가려 낼 수 있으니 말이다.


축구도 마찬가지다.

특히 축구로 유명한 영국의 프리미어리그를 한 번 살펴보면, 영국 프리미어리그에는 한국과 같은 플레이오프 방식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혹시나 잘못 알고 있다면 댓글로 수정 부탁드립니다).


여기선 정규리그 1위가 무조건 최고다!

물론, 리그 이 외에도 손흥민이 속했던 토트넘이 우승한 FA컵이라던지, EFL(카라바오) 컵도 있다. 하지만, 이는 1부 팀부터 ~4부 리그 등 다수의 팀들이 토너먼트 방식으로 치러지기에 한국의 플레이오프 개념과는 전혀 다르다. 그냥 각각의 우승팀이 정해진다고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이처럼 미국, 영국의 야구, 농구, 축구 예를 든 것처럼, 한국은 이들처럼 프로팀들이 넘쳐나는 것도 아니고, 땅도(프로팀들이 원정 경기를 갈 때도, 제주도에 있는 팀을 제외하면 대부분 버스를 이용해서 이동하는 것으로 알고 있음)좁아 터졌다.

미국 처럼 양대리그로 게임을 진행하지 않음에도, 그냥 상위팀 간에 플레이오프라는 방식을 도입하여 진행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좀 아이러하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물론, 이 역시 팬들을 위한 서비스일 수도 있고,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더 강화해 나갈 수 있는 당근책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한 편으론 1년 동안 140여 게임 이상의 힘든 일정을 치르고 난 뒤 거머쥔 소중한 1위... 우승임에도 불구하고 곧바로 이어지는 소위 '가을야구'로 인해 우승의 단맛은 충분히 맛볼 세도 없어 보인다.

곧바로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대업(?)을 이루기 위해 훈련모드로 들어간다.

어쩌면, 정규리그 우승보다 더 치열하고 험난하게 선수들은 준비하는 과정을 거치는 듯 보인다.


분명 정규리그 1위 팀으로 결정이 됐는데...

어쩌면 5위로 마친 팀과 마지막 챔피언 결정전을 치러야 되는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다. 이길 수도 있겠지만, 운이 나쁘면 질 수도 있다.

확률은 50:50...

동등하다.


이 때는 정규리그 순위는 아무런 의미도 없다.

7게임을 치르는 동안 4게임만 누구라도 먼저 이기면 끝이기에 어느 팀이든지 죽을 것처럼 임한다.

7차전까지 박진감 있게 진행이 되어 4대 3으로 시리즈가 끝날 수도 있고, 허무하게 4차전으로 조기 종료도 가능하다. 결과는 누구도 알 수 없다.


만약 5위 팀이 우승을 한다면, 1위 팀보다 어쩌면 더 다양한 스토리와 풍부한 기사거리가 생산될 것이다. 또한, 그 해 프로야구의 최종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주인공까지 덤으로 얻어 갈 수 있게 된다. 이게 냉정한 현실 속 장면이다.


분명 오랜 시간 험난한 과정을 통해 이루어낸 1위지만...

최종 결과 또한 1위로 마치지 않으면 쉽게 잊혀지고, 짧게 얻었던 환희와 영광, 명성 마저도 또 다른 누군가에게 의도치 않게 빼앗기게 되는 이상한 시스템...

과연 공정한 방식이 맞는걸까?


만약... 상황은 다르지만, 비슷한 상황을 설정해본다면...

승진시험에서 분명 1등으로 결정이 났지만, 다시 그 중 상위 5명만을 대상으로 재시험을 쳐서 새로운 1등(극단적으로 이전에는 5등을 한 사람)에게만 어드밴티지(advantage)가 주어진다면? 이 또한, 공정성에는 문제가 없는걸까?


아마도...

현재의 우리나라 야구, 축구, 농구, 배구...

프로스포츠의 플레이오프 방식이나 시스템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별다른 태클을 걸지도 않고, 만족스러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러한 방식이 꽤 오랜 시간 지속되고 있으니,

특별한 문제가 없을수도... 아니,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그렇기에 이 글은 전혀 이상하지 않은 것에 대한 엉뚱한 문제제기로 보일지도

모를 것이다.


하지만...

한 번쯤은 소수지만...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진 이가 있다는 걸 말해보는 것도 필요하진 않을까?

왜냐하면 우리는 다양한 사회를 지향하며 살아야 하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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