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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유산의 상속자... 그 주인공은 바로 나였다.

돈 보다 더 값어치 있는 무언가...

by 관돌

"인상이 대게 좋으시네요!"

"항상 웃으시는 모습이 좋아 보이네요!"

단순한 인사말로만 생각했었다.


'인상이 좋다고? 웃는 표정???'

나와는 동떨어진 모습이었다... 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런 얘기를 들은 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꽤 오래전부터 심심찮게 들어본 얘기였었다.

귀 어두운 나만 몰랐을 따름이었을 뿐.


하지만 나에겐 그다지 와닿는 얘기는 아니었다.


'인상이 좋다고? 지금 내 인상이?'

'웃상??? 뭔 소리하는 거지?'


항상 이런 얘기를 들을 때면 속으로 이런 식으로 되받아치곤

했었다.

나 역시도 내 표정, 내 인상을 어느 정도 잘 알고 있다

판단하기에.


그런데 심심찮게 듣는 편이다.


"인상이 참 좋으시네요."

"친절해 보이시네요"


이런 얘기를 자주(?) 듣다 보니 가끔 헷갈리기도 한다.

'진짠가?'


그리고 가만히 생각해 보았다.

인상은 돈을 주고 바꿀 수도 바뀌기도 어렵다는 것을.


이건 태어났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생겨난 사실

이라는 것을...


성형도 어렵다.

성형을 통해 인위적으로 편안한 인상을 심어 줄 수도

있긴 하지만 이 역시도 부자연스러울 것이다.

왜냐하면 내면과 외면이 불일치할 수도 있기에...


하지만... 난 인상의 편안함에 대해선

40년을 살아오면서 까지 꽤 많이 편안하 다 거다

좋은 인상이라는 표현을 자주 들어온 편이다.


전혀 돈을 쓰지 않은 상태에서도.


그럼 이건 무슨 의미일까?


유전적으로 타고난 걸까?

아님, 환경적으로 만들어진 걸까?


알 순 없지만... 내 생각엔 아마도 유전의 힘이 더

강하지 않을까 싶다.


이러 얘기를 듣기 전에는 어리숙해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뭔가 자신이 없어 보인다는 생각도 가졌었다.

내 판단으론...


하지만 이건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내가 스스로 나를 판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타인의 시선 또한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중요한 것도

사실이다.


지금 타인이 나를 바라보는 시선은...

좋은 인상. 착한 사람.

단단한 이미지로 바라봐 주는 듯하다.

이 보다 사회생활에 더 도움 될 만한 게 또 있으랴?


어릴 땐 전혀 몰랐다.

난 내 인상이 험한 줄로만 생각했었다.

불편한 건 항상 얼굴에 티나는 내 모습.

늘 불만이기도 했었는데...


남들은 그렇게만 바라봐주지 않았다.

늘 착하고 좋은 이미지로만 바라봐 주었다.


그래서 나름 큰 실수를 하더라도

크게 받아들이기보단,

'어쩌디가 저런 실수를 했지?'

'이번엔 뭔가 잘못됐을 거야.'

'무슨 착오가 있었나?'

라며 정작 실수를 저지른 내 탓보다 주위의 탓을

해주는 경험도 꽤 많았다.

감사하게도...


왜 이런 걸까?

혼자 고심을 해 본 결과...

결론은.

아마도 난 유산을 꽤 이른 시간에 받은 모양이었다.

유산이라고 하면 금전적인 부분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을 텐데...


나에게 있어 유산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남들이 편하고 좋게 나를

바라보고 편하게 대해줄 수 있다는 사실.


이 자체만으로 부모님의 좋은 유산을

사전에 당겨 받은 건 아니었을까?


아무것도 가진 것도 없는 나에게...

큰 호감은 아니지만 거부감 없이

다가와주고 잘 지낼 수 있다는 것.


이건 내게 있어 남들에게 조금이나마

어필할 수 있는 매력이 있다는 것 아닐까?


그 작은 매력은 곧 부모님이 나에게 주신 거고..

그렇다면.

이미 내가 알기도 전에 부모님께 어마어마한

유산을 상속받은 것으로 봐야 돠는 건가?


어머니는 항상 말씀하셨다.

"가난한 부모 밑에 태어나서 받은 것도 없이 고생 많았다."라고...


그런데...

과연 난 받은 것이 없었을까?


우리 부모님 뱃속에서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최소한 남들에게 지금과 같은 대우라도 받을 수

있었을까?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물론 지금보다 더 부족함 없는 부잣집 도련님으로

살 수도 있었을 것이다. 알 순 없지만.


솔직히 약간의 아쉬움은 있을진 모르겠지만

현재까지의 삶에 대해 후회는 없다.


앞으로도 마찬가지겠지만.


이유는 간단하다.

부모님께서 장착시켜 주신 좋은 인상과 인품 덕에.


아마 이건크게 변하지 않을 거기에..


아마도 이러한 것들이 은연중에

부모님들이 자식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최고의 '내리사랑 '의 개념이 아닐까?


한 사람만 누군가를 위해 일방적인 시그널을

보내서 그의 마음을 쟁취해 나간다는 부분에

대해서 상대방 또한 그에 대한 마음을 일방적으로

받아주어야 된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큰 동의는 없지만...


그래도 누군가 옳고 그름을 떠나서

그 순간 온전히 자신의 편만 되어주는 그 누군가가

있다면... 엄청 큰 힘이 되지 않을까?


아니 분명 큰 힘이 되겠지?


그래서 나는 생각했다.

남들에게 분명 좋은 인상을 가졌다는 말을 듣는다는 건...


'부모님께 좋은 유산을 꽤 일찍 받았었던 거였구나... '

라고 말이다.


물론 솔질히 돈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을 수 있겠지만..


나 이외에 누구도 가질 수 없는.

우리 부모님 외에 누구도 나에게 만들어 줄 수 없는.

이 정도로 값진 유산이라면

앞으로 살아가는데 있어 더 좋은 영향을 가져다 주겠지?


라는 기대도 늘 지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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