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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 Paloma Apr 17. 2024

Time out London  

"when a man is tired of London, he is tired of life"


런던에서 보름동안 머물겠다는 얘기를 했을 때, 주변인들의 반응은 한결같았다.

“왜? 런던에서 보름이나 할 게 뭐가 있는데?”
"파리나 다녀오지 그래?"

그때마다 나는, '런던에 싫증난 사람은 인생에 싫증난 사람이다.'라는 사무엘 존슨의 말을 전해주고 싶었다.


런던은 박물관의 도시다. 대영박물관, 내셔널 갤러리, 테이트 런던, 왕립 초상화 박물관, 자연사 박물관, 빅토리아 알버트 박물관… 등등. 대부분의 유명한 박물관은 무료로 대중에게 공개된다. 무료지만 소장품은 세상 그 어떤 박물관에도 견줄어 뒤지지 않을 만큼 매우 훌륭하다. 그 외 소규모의 미술관도 곳곳에 있는데, 그런 곳에서 소장한 작품들도 대규모 미술관에 비해 결코 처지지 않는다. 이를테면, 인상파 대가들의 그림이 다량으로 전시된 코톨트 갤러리, 페르메이르의 작품을 소장한 켄우드 하우스, 렘브란트와 루벤스 작품을 비롯한 예술분야 전반의 명작을 만날 수 있는 월리스 컬렉션 등… 예술 작품만 보고 다녀도 보름은 모자라는 시간이다. 게다가 대중교통 박물관, 상표 박물관 등 별별 박물관이 다 있는데, 조잡하거나 장난스러운 소장품을 전시한 곳이 아니고 꽤 진지하고 유익한 내용을 전달한다.



런던은 자타공인 뮤지컬의 도시다. 옥스퍼드 서커스에서 홀본에 걸친 중심지역을 웨스트엔드라고 부르는데,  곳에는 마흔 개에 가까운 뮤지컬 전용 극장이 있다. 레미제라블, 미스 사이공을 비롯한, '앤드루 로이드 웨버' '카메론 매킨토시' 듀오의 걸작들 - 오페라의 유령, 캣츠, 에비타 처럼,, 살면서  번은 들어 보았음직한 뮤지컬이 웨스트엔드 곳곳의 극장에서 흥행을 했거나 지금도 진행 중이다. 심지어 애거사 크리스티의 마우스 트랩은 1952년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무대에 올려지고 있다. 거기에 라이언 , 겨울왕국, 미시즈 다웃파이어  어린이를 동반하는 관람객을 위한 다양한 작품까지... 골목마다 뮤지컬 극장이라 절대로 놓칠 수가 없다.



런던은, 문학의 도시다. 대문호 셰익스피어는 잉글랜드의 중부 스트래트포드어폰에이븐의 상인집안에서 태어났지만, 런던으로 이주하여 글로브극장에서 배우생활을 했다. 예전에는 배우가 직접 극본을 쓰고 연기도 했는데, 우리가 아는 다수의 희곡은 이 시기에 쓰여진 것들이다. 작가 아서 코난도일이 가공해 낸 인물인 셜록 홈즈는 런던을 대표하는 탐정이다. 리젠트 공원옆 베이커 스트리트 221B에는 셜록 홈즈의 집이 꾸며져 있어 그가 실제 인물이었나 착각하게 한다. 찰스 디킨스는 런던의 뒷골목을 배경으로 크리스마스 캐럴과 올리버 트위스트를 창작했다. 제임스 매튜 베리의 피터팬은 세상에서 가장 인기있는 동화속 주인공일 것이다. 켄싱턴 공원의 북서쪽 모퉁이에는 피터팬과  친구들을 주제로 꾸민 어린이놀이터가 있다. 그 옆에는 다이애나비의 추모공원도 함께한다. 또한, 런던 북부의 킹스크로스 역에는 조앤 롤링의 해리 포터가 호그와트로 이동할  사용하는 9 3/4 승강장도 재현해 두었다. 토마스 엘리엇이  '지혜로운 고양이가 되기 위한 지침서' 뮤지컬 캣츠의 원작으로 유명하다. 이언 플레밍의 제임스 본드 또한 런던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실제로 MI6 런던에 있지 않나?



 뮤직에 대해서도 런던은  말이 많다. 런던 출신의  가수는 롤링 스톤즈, , 데이비드 보위, 레드 제플린, 조지 마이클,   보이즈, 아델과 콜드플레이까지... 듣기만 해도 심장이 두근두근하는 가수들의 이름이다. 브릿팝이라는 장르를 따로 부르며 팝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클래식이라 부를만한 노래들이 넘쳐난다.  아일랜드나 스코틀랜드 출신의 가수는 제외해도  정도다. 비틀스의 에비로드 스튜디오도 런던에 있으며, 오아시스는 소호의 좁은 골목에서 모닝글로리 앨범의 재킷을 촬영했다.


펍, 에일, 위스키 그리고 피시앤칩스 얘기는 너무나 유명해서 꺼내지도 않았다.


그대, 아직도 런던이 심심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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