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중동_카타르에서 지낸다는 것(1)
낮져밤이
숨이 턱턱 막힌다. 이보다 더 적합한 표현이 도무지 떠오르지 않는다. 카타르 시간으로 새벽에 도착했는데, 해가 뜨지 않았는데도 공기 자체가 뜨거웠다. 숙소에 도착할 무렵 해가 뜨자, 정말로 중동에 왔다는 게 실감 났다. 카타르 사람들이 날씨를 대하는 법은 낮져밤이었다. 카타르에서는 낮에는 웬만하면 밖에 나오지 않는다. 해가 떠있는 시간의 대부분을 집이나 ‘Mall’에서 보낸다. 해가 떨어진 뒤에야 슬금슬금 밖에서 활동을 시작한다.
카타르에 지내면서 신기했던 것 중 하나가 인구 대비 몰이 정말 많다는 점이었다. 현지에서 몰이라 부르는, 마치 타임스퀘어처럼 백화점과 쇼핑몰, 문화공간이 합쳐져 있는 이 공간은 낮 시간대 사람들의 집합지였다. 밖이 아무리 뜨거워도 몰의 공기는 시원하다 못해 으슬으슬할 정도였다. 몰의 규모는 제각각이긴 했지만, 카타르에서 가장 큰 벤덤몰은 면적만 봐도 축구장 다섯 개는 충분히 들어갈 정도였다. 과장 조금 보태서 하루 안에 다 돌아보기 힘들 정도의 큰 공간이었는데, 그런 몰들이 카타르에는 정말 많았다. 산유국의 위상이 느껴지는 카타르만의 묘한 풍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