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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악어야 Aug 27. 2023

“너무 잘 맞아서 불편함을 몰랐던 우리의 여행.“

15살 시작된 우리, 단둘이서 놀게 된 여행의 첫 단추


나에게는 8명의 특별한 친구들이 있다. 중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이어온 우리는 살이 붙어 어느덧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간간이 본다.(물론 8명 중에서도 고등학교 때 만난 친구도 있고, 중학교 때는 그렇게 친하지 않았다가 고등학교에 들어서며 완전히 친해진 친구도 있다.) 싸운 적이 없는 우리의 비결은 “편할수록 배려하자”라는 원칙을 두었다. (배려의 부족으로 불편함을 느낄 때 할 말 다하는 친구가 또 있어서 가능한 일이고 그 친구에게 배울 점도 참 많다.)


남여 공학이었는데, 우리 중 왼쪽 1명이 우리의 유일한 청일점이고 그림도 친구가 그려줬다.


친구들 중 나의 유일한, 어쩌면 평생 기억에 남을 특별한 ‘여행 메이트가 있다.


친구와 나는 닮은 구석이 꽤 많았다.


1. 2009년 처음으로 ‘꿈’을 간직했고 지금까지도 그 꿈을 위해 오랜 시간 달려가는 중이다. (출신 초등학교는 달랐기에 크면서 알게 된 내용이다.)

2. 학업에 대한 열정이 꽤나 강하다.(그래서 많은 것을 공유할 수 있었고 서로에게 자극을 받기도 했다.)

3. 꽤나 미루기도 좋아하고 아재개그에 빵빵 터진다.

4. 상황극을 너무 즐긴다.

5. 패션에 관심이 많다.

6. 먹을 것을 너무 좋아한다.(원래 친구는 중학교 때까지 정말 말랐었다. 그런데 고등학생이 되면서 먹성이 폭발했다.)

7. 서로의 고민에 공감하고 피드백을 많이 해준다.

8. 둘째 언니와 친구의 오빠도 서로 친구다.


너무 어릴 때부터 붙어 놀아서 친구와 단둘이 있는 것이 너무 좋았다. 대화가 잘 통하고, 같은 유머코드를 공유한다는 것이 제일 큰 매력이었다. (8명 중에서 제일 유치하게 논다.)


물론 다른 점들도 있다.

1. 친구는 FM의 정석을 좋아한다. 나는 FM 식은 융통성이 없다고 생각한다.

2. 친구는 때때로 정말 엉뚱한 행동을 해서 사람들을 웃긴다. (그런데 자기가 웃긴 줄 모른다는 것이 핵심) 나는 대놓고 웃기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3. 서로 추구하는 패션 스타일이 다르다.

4. 친구는 내향적이지만 나는 외향적이다. 그래서 친구는 은근히 관심받는 것을 즐기지만, 나는 대놓고 즐기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학창 시절을 보내고 성인이 되었다.


성인이 된 해에 코로나가 시작되었다. 제대로 대학생활을 즐길 수 없었지만 오히려 이 친구들과 더 돈독하게 놀고, 고등학교 친구들 간 다른 모임들도 생겨 좋기도 했다. 재택에서 원격수업이 끝나고 각자의 길로 흩어지기 전 20살 초가을, 단둘이 가깝고도 먼 해운대로 1박 2일 여행을 다녀왔다.


도착해서 짐을 풀고 어느 여행과 다를 것 없이 조개구이를 먹고, 인생 네 컷도 찍고, 펍도 가서 술도 먹었다.


이런 시간들 속 이상하게 기억에 남는 건 따로 있다. 펍에서 새벽까지 떠들고 놀다가 갑자기 폭우가 내렸다. 우산이 없던 우리는 ‘숙소까지 5분, 그냥 뛰어 ‘라는 생각을 동시에 하고 비가 살짝 잠잠해질 무렵 그냥 비를 맞으며 뛰어서 숙소로 들어갔다. 별 일도 아닌데 엄청 웃었다. 비 맞고 뛰는데 엄청 웃고 있는 미친 사람들처럼 보였을지도 모른다. 근데 이런 생각을 하고 동시에 행동할 수 있는 것이 지금 와서 생각하면 이미 학창 시절을 이렇게 보내서 모든 것이 자연스러웠다. 이미 너무 잘 맞았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 주저 없이 눈빛만으로도 ’할래? 하자‘가 통하는 친구.


이 여행을 기점으로 다음 여행은 어디로 갈래? 가 되어 우리의 여행일지가 하나 둘 늘기 시작했다.


2018년 내가 그려두었던 너와 나


단둘이 시작된 첫 여행의 시작이 너여서 너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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