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뮤지엄. 아홉개의 빛, 아홉개의 감성
대림 문화재단에서 개관한 디 뮤지엄에서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의 라이트아트(Light Art) 작품을 선보이는 'Spatial Illumination - 9 Lights in 9 Rooms'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9개의 독립적인 방에서 보여주는 9점의 작품들, 작품 하나하나가 주는 빛이 색, 소리, 움직임과 같은 감각적 요소들과 결합하여 다양한 감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첫 번째 방에서 영국 현대미술 대변하는 아티스트 '세 리스 윈 에반스 (CERITH WYN EVANS)'의 작품 NEON FORMS (AFTER NOH II AND III)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하얀색의 빛의 선들이 추상적인. 모양을 이루고 있는 Neon Forms는 일본 전통극 '노(Noh)'의 배우들의 움직임을 시각화한 작품이라고 하는데요, '노'의 섬세하고 절제되어있는 특징을 표현한 작품으로 움직임을 빛으로 나타내어 공간을 초현실적이고 신비로운 공간으로 나타내 주고 있습니다. 입체적으로 표현되었기 때문에 시야에 따라 달리 보이는 점이 공간을 더 초현실적으로 만들어 주는 것 같습니다. 이 작품이 더 새로웠던 점은 작품 옆에 천천히 회전하는 식물(Still Life) 역시 작품이었다는 점입니다. 이 두 작품이 어우러져 인공적이다, 자연적이다 구별이 의미가 없을 만큼 순수한 빛과 자연 그와 함께 초 현실적인 공간을 만들어 내었습니다.
플린 탈봇은 'Contour'와 'Primary'두개의 작품을 선보였는데요, 그중 두 번째 작품인 'Primary'입니다. 이 작품은 커다란 삼각형에 다양한 색상의 빛이 담겨있었는데요, 이작품의 흥미로운 점은 빛의 삼원색을 가지고 다양한 색상을 표현했다는 점에 있습니다. 이는 작품을 측면에서 바라볼 때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측면으로 작품을 바라보면 다양한 높이의 삼각뿔들이 삼각형의 판에 붙어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때문에 빛의 삼원색이 다양한 색과 그림자를 만나 다양한 색의 조합을 만들어 내는 것이 특징인 작품이었습니다. 삼각형, 삼각뿔, 삼원색 3으로 이루어진 작품 '프라이머리'는 다양한 각도에서 보여주는 빛의 색이 아름다운 작품이었습니다.
미디어 아티스트인 '어윈레들'의 작품 'Line Fade'입니다. 어윈레들은 LED를 활용해 건축적인 공간을 만들어 내었는데요, 그는 "내 작업은 완벽하게 추상적 어떤 내용도 들어있지 않은 공간 보편적, 전형적, 그 빛은 매우 강렬 관람객들이 작업을 통해 어떤 느낌이나 감정 투영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이는 단순한 구조의 공간에 관람객 각자만의 이야기를 담아 보라는 뜻을 의미하는데요, 그는 자신의 작품은 각자의 이야기를 담아 비로소 완성된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Line Fade'를 거닐면서 관람객과 작품이 서로 소통을 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네 번째 방은 옵아트 거장 카를로스 크루즈-디에즈(CARLOS CRUZ-DIEZ)의 작품 'Chromosaturation'입니다. 방 안은 빛의 삼원색인 빨, 초록, 파란빛으로 가득합니다. 두 빛이 섞이는 지점을 한참 바라보고 있으면 처음 봤던 색 이외의 다른 색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눈이 받아들이는 빛의 색은 빨, 초, 파 삼원색뿐이라 합니다. 하지만 눈이 받아들이 세 가지의 색이 눈을 거쳐 뇌가 받아 들 일 때에는 마구 섞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어떤 색이 옆에 있느냐, 얼마나 오래 색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색은 변합니다. 이를 통해 작가는 색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변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얼마나 오래 바라보느냐냐 어떤 색과 인접해 있느냐에 따라 변하는 빛의 색이 아름답고 몽환적인 방이었습니다.
다음은 러시아의 아티스트 그룹 '툰드라'의 작품 'My Whale'입니다. 육각형 모양으로 가득한 공간을 채우고 있는 공간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요, 이는 반짝이는 빛들이 고래의 뇌세포를 뜻하고 들려오는 노랫소리는 고래가 커다란 바다를 유유히 헤엄치며 부르는 노래라고 합니다. 길지 않은 공간이었지만 양쪽의 거울이 작품을 반사하고 있어서 무한한 공간인 듯 느껴졌고, 진짜 고래의 머릿속에 들어와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툰드라는 단초점 프로젝터를 통해 다양한 색과 무늬의 빛을 1400여 개의 육각형에 투사해 고래의 두뇌 세포가 살아 숨 쉬는 듯한 효과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다음 작품은 폴 콕세지의 'Bourrasque '를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Bourrasque란 프랑스어로 갑자기 불어닥친 바람을 뜻한다고 합니다. 폴 콕세지는 사무실 한편에 쌓여있는 종이들이 바람에 날아가는 상상을 하고 이 작품을 제작하였다고 합니다. 작가는 작품을 제작할 때마다 새로운 소재를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이번 작품에서도 새로운 소재의 LED를 사용하여 바람에 날리는 가볍고 유연한 종이를 표현하였습니다.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바람에 날리는 종이를 새로운 소재를 사용하고, 판들을 일일이 휘고 구부린 작가의 디테일함이 만나 'Bourrasque'을 탄생시켰습니다.
마지막으로 데니스 패런의 'CMYK corner, CMYK wall, Don't look in to the light'입니다. 이 방에 들어선 순간 알록달록한 그림자가 시선을 사로잡았는데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검은색의 그림자와는 달리 다양한 색상의 그림자가 진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작가는 빨, 초, 파 세 가지의 램프를 각기 다른 위치에 놓고 세 가지의 빛을 교차시켜 색색의 그림자를 만들어 내었습니다. 빛의 색상환을 이용해 세 가지의 빛이 겹쳐져서 만들어 내는 다양한 빛을 작품에 적용한 것입니다.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그림자의 색상을 빛을 활용해 다양한 색으로 표현한 작품이었습니다. 작가는 "Don't look in to the light"이라 말하며 빛을 바라보지 말고 빛의 안으로 들어가라고 말하였습니다. 따라서 작품뿐 아니라 관람객이 직접 빛을 느낄 수 있도록 공간을 꾸며놓았습니다.
이외에도 단순한 도형들과 선으로 미지의 공간을 만들어 낸 OLIVIER RATSI의 'Onion Skin', 여러 개의 디스크 조각의 빛을 활용해 숲 속에 온 듯한 느낌을 주는 작품 Studio ROSO의 'Mirror Branch Daelim', 거울과 빛을 활용해 자신과의 대화를 유도하는 FLYNN TALBOT의 'Contour'등을 만나보았습니다. '빛'이라는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 낸 작가들. 작품들을 통해 다양한 공간, 다양한 색, 다양한 경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어두운 공간은 특히 빛의 작품을 더 돋보이게 해주었고, 작품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습니다. '아홉 개의 빛, 아홉 개의 감성'을 통해 빛의 순수, 색, 공간, 환영, 조각, 리듬, 바람, 그림자, 시간을 만나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 참고 및 출처
대림미술관 홈페이지 )
https://www.daelimmuseum.org/dmuseum/onViewTab1.do
대림미술관 오디오 가이드 APP)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com.daelim.daelimmuse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