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날씨 이야기를 하던 중이었어요.
눈에 들어온 찬란한 구름 모습.
요즘 말로 ‘마음이 웅장해진다’ 란 말이 떠올랐네요.
구름을 찍고 있는 저를 본 한 분이 이렇게 말해요.
‘구름 찍은 사진을 딸에게 보내주면 그 위에 그림을 그려서 보내줘요’
그의 휴대폰에서 딸에게 받았다는 구름 사진들을 봅니다.
아빠가 보낸 사진 속 구름의 윤곽을 따라서
아이가 손가락으로 그린듯한 토끼, 고양이 가 하얀 선으로 그려져 있어요.
‘우아…’ 탄성이 절로 터져 나와요.
저를 웃음 짓게 한 것은 구름도, 토끼도 아닌
작은 손가락을 움직여
구름 위에 예쁜 것들을 그려낸,
아이의 마음이었던 것 같아요.
마음 속에 얼마나 귀엽고 예쁜 것들이 가득하기에
멋대로 주물러진 구름을 토끼, 고양이로 빚어낼까요.
다 큰 어른인 나는
주로 고개를 숙이고 살아서
하늘을 자주 보지 않아요.
그래도 하늘을 보는 날에는
‘아… 오늘 날씨 좋네… 구름이 멋있네’
정도만 느껴주고, 다시 고개 숙이고 하던 일을 계속해요.
아이는
휴대폰으로 받은 구름 사진만 있어도
그 속에 들어가 토끼, 고양이와 뛰어놀 수 있어요.
멋진 구름을 보고도
구름 모양 이상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구름을 쳐다봐요.
마음 속 어떤 것이 비춰 보여요?
예쁘고 좋은 것들을 떠올리려 애써 봐야죠.
그렇게
하루를 열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