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 3> : 박문수 아저씨에 대한 기억!

by 황마담


1990년대 당시의 서울 극장을 추억하면,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한 사람이 있는데..


바로, 박문수 아저씨다!! ♥.♥


아저씨는 서울 극장을 전담하는,

일명 “표돌이” 였는데..


요즘 식으로 쉽게 설명을 하자면,

아주 전문적인 삐끼(?!) 라고 할 수 있겠다. ㅋ





박문수 아저씨가

개봉작 중에 한 편을 선정하면..


서울 극장 매표소 앞에서,

그 영화를 육성으로 맛깔나게 홍보 하면서..


예매 하려고 온 사람들을

일부러 길게 줄을 세우기도 하고,

확- 당겨서 표를 팔아대기도 하고..


자, 자~ 매진까지 10장 남았습니다.
딱 10분만 모십니다!
이제 곧 매진이니까, 빨리 티켓 사세요.


이런 식으로, 몇 차례에 걸쳐-

치고 빠지는 농간(?!)을 부려서,

어떻게든 매진을 만들어 냈는데..


그 솜씨가 정말 얼마나 대단했는지..

지켜보는 우리들까지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그러니, 박문수 아저씨와 함께 하면

어떻게든 영화의 흥행을 끌어낸다고..


흥행의 보증 수표와 같은,

숨어 있는 고수이자 진정한 프로라고..


대부분의 제작사 또는 투자/배급사에서는

아저씨와 함께 일을 하고 싶어 했는데..


(아저씨의 인건비는
영화의 마케팅 비용에 포함되었다.)


그래서, 더욱! 아저씨의 작품 선택에 대한

결정과 낙점이 중요할 수밖에 없었고..


아저씨도 나름은,

작품을 아주 까다롭게 선정하기로 유명했다.


(서울 극장의 곽정환 회장님도,
박문수 아저씨가 선택한 작품은
“무조건 터진다”라고 생각하실 정도였다.)





그런데, 정말 운이 좋게!!

<넘버 3>는 박문수 아저씨의 낙점을 받아..


아저씨와 함께 일을 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얻을 수 있었고..


서울 극장에서 <넘버 3>가 상영되는 기간 내내-


나는 아저씨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면서,

재미난 이야기도 많이 들을 수 있었다.




이후로도, 다른 영화의 개봉에 맞추어-

인사 차, 서울 극장에 가게 되면..


아저씨는 늘 환한 미소로 반갑게 나를 맞아주셨고,

군것질거리도 스윽- 건네시며..


우리, 작품 또 같이 해야지?
지금은 무슨 작품 준비해?
아, 빨리 좀 찍어.
그래야 내가 표 팔아주지.


그래서였을까...?


나의 다음 작품이었던 <닥터 K>와 <반칙왕>까지,

아저씨는 약속대로 계속 함께 해주셨는데..


흥행이 잘 안 되면, 위로와 격려를..

흥행이 잘 되면, 축하와 응원을..


여러모로, 나에게 힘과 용기를 주는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던 걸로..

아주 고맙게 기억이 된다.





2000년대 이후로는,

극장과 배급 상황이 아주 급변하면서..


아저씨가 하시던 일은 조용히,

아예 흔적조차 없이 사라져버렸고..


그러면서 어느 샌가, 자연스레-

아저씨와의 만남도 끊어지고 말았는데..


문득 문득..

특히, 서울극장 근처를 지나게 될 때면 항상.


아저씨가 엄청 그리워지면서, 사진 한 장

남겨놓지 못한 것이 정말 통탄스럽다. ㅠㅠ


박문수 아저씨.. 너무 보고 싶습니다.

어디서든, 건강하게 잘 지내고 계시길..

온 마음으로 간절히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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