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 달 이야기 > 밀물과 썰물 ③-① 선행 학습
천의 얼굴을 가진 달의 화려한 초상을 감상한 데 이어, 지구에 대한 달의 반항도 한번 살펴보자. 달의 인력이 모행성인 지구에 미치는 영향, 밀물과 썰물에 대한 이야기다.
“달은 공전하고 있다. 무엇을 중심으로? 지구를 중심으로!” 우리는 어릴 적부터 이렇게 배워왔고, 지금도 이렇게 알고 있다. 과연 맞는 말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것은 틀린 말이다. 달은 지구를 중심으로 공전하고 있는 게 아니다. 놀랍게도 달은 지구가 아닌 지구와 달의 ‘공통무게중심’을 중심으로 공전하고 있다. 더욱 놀랍게도 그 공통무게중심을 중심으로 지구도 공전을 하고 있다.
우주공간에 있는 천체들은 각자가 가진 인력으로 서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것이 조석력인데, 어떤 두 천체가 이 조석력에 의해 서로 묶여 회전(공전)운동을 하게 되는 경우, 서로 간의 무게중심을 축으로 회전운동을 한다. 그렇다면 그 무게중심점은 어디에 위치하고 있을까? 어떤 두 천체의 질량이 같을 경우 그것들의 무게중심점은 두 천체 사이 거리의 정확한 중간 지점에 위치하게 된다. 그리고 그 중간 지점을 중심으로 서로 마주보며 회전을 한다. 그렇다면 지구와 달의 경우는 어떻게 될까? 지구는 달보다 훨씬 큰 질량을 갖고 있다. 81배에 달한다. 이때도 지구와 달 사이 거리의 중간 지점에 무게중심이 위치하고 있을까?
두 천체 간의 질량이 다를 경우, 질량이 큰 천체 쪽으로 질량의 크기에 반비례하는 거리에 공통무게중심이 위치한다. 지구와 달의 경우, 지구가 달보다 큰 질량을 갖고 있어서 지구로부터 가까운 지점에 무게중심이 위치하게 되는 것이다. 이를 수치로 표현하면 지구와 달의 질량 비율인 81:1에 반비례하는 거리, 즉 지구와 달 사이 거리의 1:81에 해당하는 지점에 공통무게중심이 있게 된다는 말이다. 이것을 실제 거리로 환산하면 지구 중심점(지구 중심점을 말한다. 지구와 달 사이의 공통무게중심점을 말하는 게 아니다)으로부터 4,600킬로미터 떨어진 지점에 공통무게중심이 위치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럼 지구와 달 사이에서 무게중심점이 실제 위치하는 곳은 어디일까? 지구의 대기권 바깥쪽일까? 아니다. 무게중심점은 지구의 바깥쪽이 아닌 지구 내부에 있다. 지구의 중심점과 달의 중심점을 연결하는 가상의 일직선상에서, 지구 중심점으로부터 4,600킬로미터 지점에 그 무게중심점이 위치하고 있는데 그 지점이 지구 내부에 위치하고 있다. 지구 표면으로부터는 1,800킬로미터 깊이의 위치다.
[*지구와 달 사이의 평균 거리인 380,000㎞를 1:81 즉 82로 나눈 값이다.]
<지구와 달의 무게 중심점 개요>
이제 우리는 지구와 달이, 지구의 중심점이 아닌 ‘지구와 달의 공통무게중심’ 즉 ‘지구 중심점으로부터 4,600킬로미터 떨어진 지점’을 중심으로 서로 공전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 그 무게중심점이 지구 내부에 자리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생뚱맞은 이야기지만 우선 여기까지가 <힘 겨루기 – 밀물과 썰물> 편을 이해하기 위해 미리 알고 가야 할 첫 번째 선행학습이다.
두 번째 선행학습은 지구에 작용하는 원심력에 관한 사항이다. 지구는 태양의 둘레를 돌면서 대공전(大公轉, 필자가 지어낸 표현)을 하고 있고, 또 달과의 공통무게중심을 중심으로 소공전(小公轉, 필자가 지어낸 표현)을 하고 있다. 당연하게도 이들 공전에 의해 지구에 원심력이 발생한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대공전의 경우 태양과 지구의 거리가 멀어 상대적으로 조석력과 원심력이 크게 작용하지 않는다. 미미한 수준이다. 반면 소공전의 경우 오히려 강력한 위력을 발휘한다. 서로 가까이 위치한 지구와 달의 강한 조석력과 회전 때문이다. 소공전에 따른 원심력은 지구 자신을 부풀리기까지 한다. 비록 암석으로 된 단단한 지각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유동적인 액체 즉 바다에는 영향을 바로 미친다. 공전에 따른 원심력의 힘으로 공통무게중심의 바깥쪽 즉 달을 등지고 있는 쪽의 바다가 부풀려지는 것이다. 두 번째 선행학습은 여기까지다. 소공전으로 발생한 원심력으로 지구가 부풀려진다는 것, 이점을 생각하며 본학습으로 들어가 보자. 밀물과 썰물에 관한 이야기다.
<③-② 달의 심술, 밀물과 썰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