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 지구의 탄생 > 지구의 구조 ③-①
이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속을 한 번 들여다보자. 지구의 속은 층을 이루고 있다. 마치 종류나 색이 다른 빵을 겹쳐 만든 케이크처럼 지구의 속은 서로 다른 성상의 물질들로 층이 이루어져 있다. 가장 깊은 곳에는 뜨거운 핵이 자리잡고 있고 그 바깥에 맨틀이 위치하고 있으며 케이크 표면의 크림처럼 지구의 맨 바깥은 차갑고 단단한 암석으로 된 지각이 자리하고 있다. 지각의 낮은 곳은 바다가 그것을 메우고 있으며, 지각과 바다의 위를 대기가 포근히 감싸고 있다. 지구는 이처럼 층상(層狀)구조, 다른 말로 적층(積層)구조를 띠고 있다.
옛날부터 사람들은 경험을 통해 지구의 내부가 뜨거우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땅속 깊이 파고 들어갈수록 주위 온도가 높아진다는 것을 중세시대부터 광부들은 이미 알고 있었고, 화산에서 불처럼 뿜어져 나오는 마그마를 보고 암석마저 녹일 정도로 지구 내부가 뜨거우리라는 것을 사람들은 일찌감치 짐작하고 있었다. 초보적인 수준이었지만 자연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접하고서 지구의 내부 성질을 유추해 냈던 것이다.
19세기에 이르러 사람들은 과학적인 장비와 진보한 관측기술을 활용해, 보다 자세하고 정확하게 지구의 내부구조를 파악하기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지진계*의 발명은 지구의 내부 성상을 파악하는데 획기적인 기여를 했다. 단순히 땅의 진동으로만 여겨지던 지진이 P파와 S파를 비롯한 여러 가지 파동의 성질을 지니고 있음이 밝혀지면서 지진의 여러 파동을 분석해 지구 내부구조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영국과 일본에서 발명된 현대적 의미의 지진계를 말한다. 최초의 지진계는 2세기 경 중국(한나라)에서 만들어 졌다.]
지진계를 활용한 지구 내부구조 파악 원리를 간단하게 알아보자. 지진의 파동은 대표적으로 P파와 S파로 나눌 수 있다. P파란 영어 primary wave의 약자로 땅이 아래위로 흔들리는 종파(從波)의 성질을 지닌다. 이 P파는 고체, 액체, 기체를 모두 통과하는 성질을 지니는 반면 통과하는 물질의 종류와 상태에 따라 속도가 달라지거나 굴절하는 성질을 지닌다. S파는 shear wave의 약자로 땅이 옆으로 흔들리는 횡파(橫波)의 성질을 지니며, 액체는 통과하지 못하고 고체 상태의 물질만 통과하는 성질을 지닌다. P파와 S파의 성질 차이와, 여기에 더해 각각의 고유 성질을 지니고 있는 또 다른 파동인 러브파(love wave)와 레일리파(rayleigh wave) 등의 성질 차이를 활용해 지구 내부의 상태를 알아낼 수 있다. 특정 지역에서 지진이 일어났을 때 각 파동의 도착 시간의 차이, 각 파동별 도착 유무, 진도의 차이 등을 계산하는 방식이다. 가령 S파는 액체 상태의 물질을 통과할 수 없으므로, 어떤 진원지에서 지진이 일어났을 때 P파와 S파가 모두 도착하는 지점과 P파만 도착하는 경계 지점을 파악하면, 어떤 위치에 액체 상태의 물질이 존재하고 있음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현대의 지구과학계는 여러 종류의 지진파를 종합적으로 활용해서 지구의 내부구조를 상당히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 파악한 것이 바로 내핵, 외핵, 맨틀, 지각으로 구성된 지구의 내부구조이다.
<③-② 내핵, 외핵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