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대화를 나누게 되면, 유독 딱딱하고 차가운 사람들이 있다.
어떻게 그 마음을 녹여서 편안한 상대가 돼야 하나 막막함을 느끼게 된다.
보통은 그런 성격이겠거니, 포기하고 들어가는데.
그래도 한 번 친해져 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사람들이 또 그중에는 있게 마련이다.
내게는 루마니아의 C가 그런 사람 중 하나였다.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상대니 자주 연락을 해야 하는데, 그 친구는 늘 딱딱하고 차가운 콘크리트벽 같았다.
그래도 시간이 흐르며 쌓이게 되는 정이라는 게 있지 않은가.
결국 C는 내게 루마니아 소개 책자를 보낼 정도로 부드러워졌다.
최근, 이런 경우를 또 하나 겪었다.
처음 이메일을 주고받는데, 쌀쌀한 찬바람이 이메일에 가득 차있는 게 느껴졌다.
메일을 열고 닫는 순간마다 찬바람이 내 얼굴에 확 끼얹어지는 듯한 착각이 드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그 메일에서 느껴지는 어투가 달라졌다. 친근하고, 봄바람처럼 솔솔 따스한 기운이 느껴진다.
그래, 이거지.. 흐뭇한 변화다.
딱딱함에서 부드러움으로 변한 그 순간, 훈훈한 삶의 기운도 묻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