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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ne Doe Aug 21. 2023

취업 그거 참 쉽지가 않네





난 정말 즐거운 대학생활을 보냈다.

ESFJ라는 사교적인 성격 덕에 남녀를 가리지 않고 두루 친하게 어울렸는데 또 대학을 입학하며 알게 된 대단한 주량 덕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즐겁게 놀았던 것 같다. 결과는 1학년 1학기 학고. 참담했다.

심지어 지금 시험 시작하는데 왜 수업에 안 들어오냐는 친구의 전화를 자다 받은 적도 있을 정도였다.  

어쨌거나 교내 지원 프로그램으로 해외탐방도 나가보고, 미국에서 1년 인턴십을 하기도 했다. 미국에서의 1년도 드라마 몇 시즌은 찍을 만한 에피소드들이 많은데 주제에서 벗어나는 점이 매우 아쉬울 따름이다.

그리고 마지막 4학년은 계절학기로 구멍 난 학점 메꾸기에 바빴다.

겨우 봐줄 만한 3점 중반대의 학점을 만든 후 졸업을 했고, 모두들 그러하듯이 대기업부터 하나하나 원서를 넣어보기 시작했다.




아직도 기억나는 건, 우리나라에서 최고라는 S그룹, 그 계열사 중에서도 적게 뽑기로 유명한 호텔 쪽에 당당하게 원서를 썼던 거다. 그때는 또 호텔학과와 호텔리어가 유행하던 시절이었다. 그러고 보면 나도 참 트렌드를 쫓는 가벼운 인간이라는 게 드러난다. 아무튼 그 외 많은 그룹에 지원 후 시원하게 줄줄이 낙방했다.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그 당시의 남자 친구는 부유한 집안의 자제였다. 그래서 나 자신은 점점 더 쪼그라들었고 자존감은 바닥을 쳤다. 심지어 생각지도 않던 승무원 시험까지 볼 정도로 나는 어디든 붙고 싶었다.

(이것 또한 양대산맥 항공사 둘 다 2차에서 낙방. 수영테스트에서 쥐가 나서 죽을 것 같은데도 끝까지 완주해 냈던 기억. 그만큼 나는 절박했다.)




그러던 와중 같은 과를 나온 친구가 취업을 했단다.

와 어디? 했더니 의류 수출회사란다.

아니 옷이라고? 내가 좋아하는 옷을 다루는 회사라니 너무나도 솔깃했다. 그래서 열심히 서칭을 시작했다.

친구가 입사한 회사는 국내 의류 수출 회사 빅 3 중 하나였다.

나도 그 3사 중 하나에 원서를 썼고 그렇다, 그곳에 드디어 입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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