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김구 동상 앞에서
인천 골목길에 부는 바람
그 속에 김구의 이야기가 있다
잊히지 않을 그의 이야기가
나의 마음을 두드린다
나를 일으켜 세운다
조국 독립을 위해 걸었던 발자취가
골목길마다 새겨져
내가 가야 할 길을 보여 준다
신포동 골목길에서
자유와 평화의 씨앗을 품은 젊은이들
그들의 활기찬 걸음을
대견하게 바라본다
나는 인천의 골목길을 거닌다
숨을 쉰다
도시 중심부에는 흔히 그 도시를 상징하는 위인의 동상이 위치한다. 그런 동상은 대부분 높은 곳에 위치하여 접근성이 떨어진다. 사람들이 거기에 존재하는지조차 모르고 지나가게 되는, 대중들과 동떨어져 외따로 존재하는 동상. 위대하지만 외면받는 동상이 흔하다. 그런데 인천에는 다가가 눈을 마주치고 손도 잡아볼 수 있는 동상이 있다. 그 동상은 신포동 젊음의 거리, 축제의 장소 한복판에 서 있다. 바로 인자한 웃음을 짓고 있는 김구 동상이다. 역사 속에만 존재하는 오래되고 퇴색된 위인이 아닌 지금 이곳에 실재하는 나의 영웅. 감히 어깨동무 같이 하고 추억의 노래도 부를 수 있을만한 친근한 동상이 있다.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는 '향기'가 오래된 기억을 깨우는 매개체이다. 나에게 있어 그와 같은 매개체는 '골목길'이다. 특히 인천의 골목길에 서면 처음 보는 공간인데도 마치 예전에 와봤던 것 같은 강렬한 기시감이 느껴진다. 낯선 공간이지만 그 안에서 친숙함을 발견하는 기쁨을 주는 공간. 나의 영웅이 존재하는 공간. 그곳이 바로 인천의 골목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