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그랬지
잃어버린 그 겨울
임현숙
마당 세숫대야에 손이 쩍 달라붙던
그해 겨울 등굣길
코밑엔 고드름이 열리고
교복 치마 아래 종아리가 알알하도록 추웠네
동동 발 구르다 올라탄 만원 버스
팔다리 기울어져도 따스해서 좋았지
붙어선 남학생이 오해할까 봐
얼었던 양 볼
수줍어 수줍어 홍시가 되었네
겨울은 오고 또 또 돌아와
코끝이 찡하건만
그대 뜨거운 손 잡아도
두 볼엔 성에꽃 창백하네
그해 겨울의 수줍은 홍시를
어디쯤에서 잃어버린 걸까
붉어지지 않는
이 참담한 겨울이여.
-림(2013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