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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목 May 17. 2024

그리움의 등을 켜니

나이만큼 그리움이 온다지

그리움의 등을 켜니 


임 현 숙 



초록빛 꿈을 그리던 

젊은 날은 

지문조차 닳아버린 기억

 

안갯속을 헤맬 때면 

책갈피에 길이 있을 것 같아 

눈동자에 별똥별이 흐를 때까지 

헤르만 헤세를 탐미하고 

빨간 줄을 그어가며 외우곤 했다 


오롯이 앞만 보고 달릴 땐 

하늘이  

네모난 창문 크기만 했는데 

그리움의 등을 켜니 

창문이 

가 없는 하늘만 하다 


두고 온 날들의 이야기 

나를 스쳐 간 것들이 

돌아 달려올 때면 

별똥별 해일이 몰아친다. 


-림(20130621)




https://www.youtube.com/watch?v=KSopc-HDZ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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