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태우는 사람 2

by 태연

나는 기억을 지우지 않는다

불을 부를 뿐이다

말라버린 꽃잎처럼

더 이상 계절을 갖지 못한 순간들을

손바닥 위에 올려두고

천천히 온기를 건넨다


불은 소리를 내지 않는다

다만

기억이 스스로 형태를 풀 때까지

기다릴 뿐


사라진다는 말은

항상 너무 급했다

기억은 없어지지 않고

다른 상태로 옮겨갈 뿐


상처는 열이 되고

두려움은 불씨가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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