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학생비자 인터뷰 준비하기

인터뷰 예상 답변 달달 외우기

by 민모네

한국에서 고졸 검정고시를 준비하며 동시에 나는 미국 학생비자 인터뷰를 준비했다. 지원한 고등학교에서 입학 허가서를 받고, I-20 서류를 받은 순간 나는 세비스 비용을 내고, 바로 비자 인터뷰 날짜를 잡기 위해 온라인으로 인터뷰 예약을 진행했다. 현재의 나는 미국에서 유학생분들을 위한 I-20를 발급하는데, 여전히 인터뷰 볼 때의 그 긴장감, 설렘을 잊지 못한다.


한국에서 학교를 다니지 않는 나는 일상이 매우 여유로웠는데, 마음은 매우 바빴다. 잡다한 생각을 비우기 위해서 나는 부모님 일을 도와드리고, 검정고시 공부를 하고, 인터뷰 예상 질문지를 검색해 자료를 모아 프린트를 했다. 요새는 I-20를 온라인으로도 받을 수 있는데, 그때는 모든 것을 우편으로 받아야 했기 때문에, 혹 실수가 있진 않은지 더 꼼꼼히 확인해야 했다. 시간이 남으면 틈틈이 동생들의 영어 공부를 도와주곤 했는데, 물론 동생들은 매우 하고 싶지 않아 했다.


나는 예상질문들에 관한 나의 답변을 차근차근 작성해 넣었고 똑같진 않더라도 나의 영어로 설명할 수 있도록 연습했다. 사실 대화 시 답변을 문법에 맞춰 완벽하게 외워 말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고, 나의 공부법엔 오히려 맞지 않았다. 나는 질문에 어떤 대답을 하고 싶은지에 집중해 큰소리로 연습을 하고, 매일 중얼거리기를 반복했다.


인터뷰 당일, 아침 일찍 기차를 타고 아버지와 함께 광화문에 가, 밖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속이 너무 좋지 않았다. 아버지와 함께 대사관을 들어가기에는 나는 나이가 너무 많았다. 떨리는 마음으로 들어가, 앞사람들을 따라 하다 보니 나는 어느새 사진과 손가락 지장을 찍고, 대기표를 뽑고 의자에 앉아 내 순서가 돌아오길 기다렸다. 조용하고 무거운 분위기 속에, 나는 다른 사람들의 인터뷰 대화가 너무 잘 들려왔다. 군대를 전역하고 미국으로 공부를 간다던 어떤 분은 비자를 거절받았고, 그 뒤 다른 분 역시 왠지 모르게 인터뷰가 엄청 길어졌다. 영사는 한국어로 대화가 가능한 통역사까지 불렀고, 다음은 내 차례였다. 나는 제발 저 깐깐한 남성 영사분이 나를 인터뷰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다.


넥스트!라고 깐깐한 영사분 옆 상대적으로 인자하게 느껴지시는 영사분이 나를 불렀다.


물론, 예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미국 비자 인터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펀딩인 것 같지만, 그때에는 알지 못했다. 생각해 보면 그 당시의 나는 미성년자였고, 부모님의 도움 없이 미국에서 불법체류를 하며 산다는 것은 미국 비자 인터뷰를 하는 영사의 입장에서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변호사가 준비해 준 엄청난 서류들 사이에서, 영사는 부모님이 준비해 주신 은행 명세서 한 장 만을 야무지게 뽑아 갔다. 영사는 부모님이 무엇을 하시는지, 나의 교육을 부모님이 펀딩 해줄 것인지 물어봤고, 나에게 미국에 가고 싶은 이유가 뭔지 물어봤다. 영어를 배우고 싶어서 간다는 나의 답변에 영사는 피식 웃으며 합격 도장을 찍어주었고, 열심히 공부해 보라고 말을 얹어주었다.


영사가 내 여권을 가져가는 순간, 나는 비자를 받았음을 알았다.


나는 나비처럼 계단을 내려와 밖으로 향했다. 발걸음이 가벼웠고, 계속 느껴지던 두통과 복통도 사라졌다. 사실 그날은 너무 긴장되고 정신이 없어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버지는 인터뷰가 끝난 딸과 서울 데이트를 조금만이라도 즐기고 싶으셨던 것 같은데, 나는 긴장이 풀려 집에 가고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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