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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보우보 Nov 15. 2023

아빠는 나의 해결사!

걱정이 생겼다!

아빠가 퇴직하신단다!


새벽에 출근하고 밤늦게까지 학교생활에 온 힘을 다하고, 휴일이나 방학 때는 집안일을 도맡아 해온 아빠다. ‘잘 웃자!’, ‘인사를 잘하자!’, ‘부지런히 살자!’,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라는 말로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해 주셨다. 나는 아빠가 이제 쉬셔도 된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오빠와 나는 회사에 다니고 있고 엄마는 퇴직 후 2년여 동안 집안일을 하다가 지금은 조그마한 가게를 하고 계신다.     

아빠는 퇴직하자마자 학교를 그만두면 일할 수 있도록 5년 전 설립해 둔 회사에 출근하고 계신다. 교사일 때나 지금이나 별반 달라진 것은 없다. 달라진 거라고는 아빠가 저녁 시간 집에 계시니까 퇴근 때 날 데리러 와 주신다.      


아빠는 나의 해결사다!

내가 영양사로 일하는 관계로 엄마보다 더 나이 많은 분들을 관리해야 하는 위치에 있다 보니 세대차이 등 소통하기 힘든 문제 등을 아빠와 나눈다. 그러면 “아빠는 이러이러했단다. 이렇게 하면 어떨까?”라고 예를 들어 얘기해 준다. 처음에는 내 생각만을 고집하며 아빠 말을 신뢰하지 않았다. 더 힘들어지고 더 어려워졌다. 결국, 아빠의 말대로 해보니 어느 사이엔가 해결되어 있었다.     

난 아빠랑 자전거 타기, 헬스, 요리, 영화 보기 등등 함께하는 것이 참 많다. 내 퇴근 시간에 맞춰 직장인 아산병원에서 용산 삼각지 집까지 자전거를 타고 간 적이 여러 번 있다. 배낭에 김밥, 컵라면, 얼린 캔 맥주 각각 2개씩과 뜨거운 물, 김치 등을 바리바리 챙겨 오신다.     


출발!


휴대폰에 연결된 이어폰을 각자 끼고 대화를 나누면서 아빠가 앞장서고 나는 뒤따른다. 가는 도중 흘깃흘깃 뒤돌아보며 좀 멀어지면 기다려 주신다. 안전하게 같이 가는 것을 바라는 아빠의 마음이 정겹고 고맙게 느껴진다. 나중에 ‘나도 내 자식에게 아빠처럼 해 주고 싶다’라고 생각해 본다. 중간쯤 도착해 준비한 성찬을 차려 얘기꽃을 피우며 맛난 저녁을 먹으며 이런저런 대화를 한다. 참 즐겁고 행복한 하루이다.     


2023년 6월 10일 ‘한강로동 그린 마을장터’ 행사를 진행한다고 했다. “판매원모집의 어려움이 있어서 그런데 딸내미가 엄마 가게에서 옷 판매원으로 참여해 볼래?” 아빠 권유가 있었다. 하지만 근무라서 참여할 수 없었다. 다행히 오빠가 옷 판매하기로 했다. 내가 생각해도 우리 가족은 서로 지지하고 응원하는 마음이 각별하다. 다 큰 아들이 아빠가 진행하는 마을행사에 가서 옷을 판다는 것은 요즘 세대에서는 보기 어려운 것 같다. 가족을 생각하는 오빠의 마음이 고마웠다.      


“오빠! 고마워!”     


행사당일 비 내린다는 예보와 달리 흐렸지만 비는 내리지 않아 가슴을 쓸어내리며 출근길에 올랐다. 가족 톡을 통해서 실시간으로 행사 진행상황을 지켜보면서 안전하고 무탈하게 잘 끝나기를 기원했다. 내 염원이 통했는지 잘 마무리했다는 소식이 왔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속으로 되뇌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사랑해! 우리 가족!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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