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구여행자 May 23. 2024

비행기 화장실, 도대체 언제 사용할 수 있는 건데?

이때만큼은 좀 참길

 비행 중 화장실을 가기 위해 자리에 일어났는데 승무원이 제지를 한다.

  "지금 화장실 가시면 안 돼요...!"

  참다 참다 마음먹고 화장실 한 번 가려고 했는데 단호한 승무원의 말투에 멋쩍어진다. 승무원에게 한 번 제지를 당하고 나니 비행 내내 눈치만 보다가 결국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화장실 한 번 못 갔다.

  실제 내가 승무원 생활을 하기 전 비행기에서 직접 겪었던 일이다. 이런 경험이 있다 보니 승무원이 된 후, 승객들의 "지금 화장실 가도 되나요?"라는 질문이 백 번이고 이해가 된다.



지금 화장실 가도 되나요?


  탑승 중에 승객에게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이다. 비행기를 많이 타본 사람이야 익숙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다.

  이번 글에서는 비행기에서 화장실 사용 시점에 대해 낱낱이 알려드리겠다. 더불어 절대 사용하면 안 되는 시점도 말이다. 이것만 알아도 화장실 이용할 때 마음이 한결 편할 것이다





1. 비행기에서 화장실 언제 사용할 수 있나요?


비행기에 탑승 후 문 닫기 전

  비행기에 탑승해서 항공기 문을 닫기 전까지 화장실 이용이 자유롭다. 비행기 문이 닫힌 지 어떻게 아냐고 물을 수 있는데, 보통 문 닫기 전 승무원의 기내 방송이 있다. 예를 들어 "ㅇㅇㅇ까지 가는 비행기 출입문 닫겠습니다."라고 말이다.

  비행기 문이 닫히고 활주로로 이동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하면 이때부터는 화장실 사용을 할 수 없다. '아직 이륙 전이니까 화장실 가도 괜찮은 거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비행기 사고는 항공기가 지상에서 움직이는 중일 때 가장 많이 발생한다.


이륙 후 좌석 벨트 표시등이 꺼졌을 때  

  비행기가 이륙을 하고 안전 고도에 도달하면 좌석 벨트 표시등이 '띵-'하는 소리와 함께 꺼진다. 이때부터는 비행 중 상시 사용 가능하다.



2. 비행기 화장실 이때만큼은 제발 참아주세요


비행기가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나아갈 때  

  위에서 말했다시피 비행기가 이륙을 위해 움직이기 시작하면 화장실을 사용할 수 없다. 비행기 사고가 가장 많이 나는 시점이기 때문에 반드시 자리에 앉아 좌석 벨트를 매고 있어야 한다.


난기류  

  난기류 혹은 터뷸런스라고 하는 이 무시무시한 존재.

  비행 중 난기류를 만나게 된다면 이때에는 되도록 화장실을 이용해서는 안 된다.

많은 사람들이 난기류의 위력에 대해 간과하고 있는 것 같다. 최근 외항사에서 난기류 사고로 사람이 사망하고 수십 명의 승객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한 뉴스 기사가 떴다.

  '에이 뭐 잠깐 화장실 갔다 오는 건데.'라고 생각하고 화장실을 사용했다가는 난기류로 사고를 당할 수도 있다.

  비행기가 언제 난기류를 지나가는지 구분하는 방법은 비행기 기내 여기저기 붙어있는 '좌석 벨트 표시등'을 확인하면 된다.

  비행 중 벨트 표시등 불빛이 꺼져있으면 언제든 화장실 사용이 가능하나, 불빛이 켜져 있는 경우에는 화장실 사용이 불가하다.


비행기가 착륙을 위해 하강하는 시점~목적지 도착 후 주기장으로 이동 중 일 때

좌석 벨트 표시등 불빛이 켜지고 착륙을 알리는 기내 방송이 나오면 이때부터는 화장실을 이용할 수 없다. 그럼 비행기가 목적지에 착륙을 하고 주기장으로 이동 중일 때는? 이때도 안된다. 이륙을 위해 비행기가 활주로로 이동할 때 화장실 사용이 안 되는 것처럼 말이다.

  오랜 비행 경험으로 말하자면 착륙 직후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는 승객들이 정말 많다. '도착을 했으니 이제는 사용해도 되겠지'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비행기가 주기장에 완전히 도착할 때까지 사용이 안 된다는 점.

  참고로 비행기가 착륙을 시도한 이후부터 주기장에 완전히 도착할 때까지 보통 20분 정도 걸린다. 생각보다 시간이 길기 때문에 착륙하기 전, 미리 화장실을 다녀오는 것을 추천드린다.




너무 복잡하잖아?
그래서 결론이 뭔데?!

사실 글을 쓰기 위해 시점을 구분해서 복잡해 보이지 이렇게 생각하면 쉽다.


    비행기가 땅에서 움직이고 있을 때 사용 금지  

    좌석 벨트 표시등이 켜져 있을 때 사용 금지  


이때 화장실 사용하겠다고 자리에서 일어나면 승무원이 제지할 것이다. 위에서 말한 두 시점이 아닌 때에는 상시 사용 가능하다.

이 글을 읽은 분들은 앞으로 비행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자신감 있게 화장실을 가시길!



PS. 생각보다 착륙할 때 화장실 가겠다고 하는 승객들이 정~~~~~말 많아요ㅠ 당장 착륙을 앞두고 있을 때 이런 상황은 정말 곤란하답니다. 승객에게 화장실 사용 제지를 위해 안내하면 대부분 수긍을 하시지만 그렇지 않을 분들도 있거든요.

그러니 부디 착륙 전 화장실 사용은 미리미리 해두길 부탁드립니다..!:)

다음 알쓸신잡에서는 "승무원이 추천하는 비행기 회장실 이용하기 좋은 때"에 대해 써보려고 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현직이 적나라하게 말하는 승무원 단점 5가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