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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로 Apr 12. 2024

인정욕구 버리기_모로토미 요시히코

인정욕구란 무엇인가?


 인정욕구에 목마른 자, 다른 이들에게 좋은 사람이고 싶고 미움받는 것이 너무나도 두려운 자, 제목에 이끌려 무작정 빌려왔다. 심리학을 다룬 책들 중 지나치게 감성적으로 위로하는 책들은 좋아하지 않는다. 이 책은 비교적 지시적이고 분석적이어서 좋게 읽었다.







1. 주요 내용

- 늘 남의 평가, 상황의 분위기를 신경 쓰느라 피곤한가?

- 다른 사람에게 미움을 받거나 무리에서 겉돌게 될까 봐 두려운가?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인생은 '인정 욕구에서 해방되어 절대적 가치를 기준으로 평안하게 사는 인생, 인정 욕구에 얽매여 늘 두려움에 시달리는 인생'(35p) 두 가지뿐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인정욕구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는가?


1. 오직 두 갈래의 인생길

 마음의 위치는 사회적 위치와 같지 않다.


2. 인정 욕구의 정체 파악하기

 인정욕구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생존을 위해 필요한 요소이다. 그러나 지나치면 문제가 된다. 인정 욕구는 만족이라는 것을 모른다.

 많은 현대인들은 인정욕구와 자존욕구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인정은 수단이 될 뿐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수동적 요구자'의 역할에서 탈피해야 한다.

 

3. 인정 욕구에 휘둘리는 사람들

 인정 욕구에서 비롯되는 고민의 유형과 해결방법

(SNS, 우월감-열등감, 상처회피, 대인불안, 소외, 보상, 자아실현, 자기부정, 피해자 역할 유형 등)

자존심이 강하다는 것은 상처받기 쉽다는 의미 93p
나다움을 찾고 싶다. 잘하는 것이 없다는 고민은 그 자체가 모순입니다. (중략) 생각하지 말고 자신을 잊은 채 무아지경에 빠져 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자신이 누구인지, 알 때가 되면 저절로 알게 됩니다. 121p
행복의 기준을 낮추면 일상이 행복으로 가득 찹니다. 행복해지는 데 능한 사람은 일상 속의 작은 행복을 찾는 데 능한 사람입니다. 125p
생각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생각하는 병. (중략) 생각하는 버릇에 '생각 씨'라는 식으로 이름을 붙여 주는 것입니다. 127p


4. 왜 누군가를 사랑할 수 없는가

 사랑은 시간, 에너지, 돈 그리고 상처받을 위험까지 감수해야 한다. 사람들은 상처받는 것이 무서워 방어기제를 사용한다.

 모든 것이 발전된 편리하고 쾌적한 현대 사회에서는 불쾌한 체험을 견디면서 괴로운 경험을 마음에 남기려고 하지 않습니다. 사랑하고 사랑받는, 상처 주고 상처받는 경험에 동반되는 번거로움을 잘라내고 마치 없는 것처럼 생각하면서 자신을 지키려고 합니다. 149p


5. 인정 욕구를 내려놓는 9단계 자기 성장 프로그램

 휴일에는 일정을 빼곡하게 채워 기분 전환을 한다며 자기 마음을 얼버무리려 하지 말고 잠시만 멈춰 봅니다. 잠시 멍하게 있는 시간을 가져 보세요. 자기 안의 공허함을 느껴 봅니다. '텅 비었구나. 지금까지 계속 비어 있었구나' 하고 말해 봐도 좋습니다. 205p

 

6. 프라이드 제로, 자기 긍정 100퍼센트의 삶

 




2. 생각하기

 '세상에는 '일반적으로는 이렇게 생각해'라고 간주하는 사고방식의 유형이 있습니다. 세상 사람 눈에 갇힌 인생을 살면 이런 사고 패턴만 사용합니다. 그 틀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53p) '일반적으로'라는 함정에 빠진 삶을 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나 역시 종종 그러는 편이다.

 스스로를 평범함의 범주에 두고 그 기준을 벗어나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하며, 무리에서 배제당하지 않기 위해 타인의 눈치를 보며 행동한다. 이 문장을 읽으며 뜨끔했다면 당신은 나와 비슷한 사람일지도.


 저자는 3장에서 인정 욕구로 인해 일어나는 문제들을 다양한 유형으로 분류하며 각각에 대한 해결방식을 제시한다. 특히 여기서는 비합리적인 신념을 수정하는 방식의 인지행동치료적 접근을 자주 사용한다. 지시적이며 명료하다. '소외감을 느낀다면', '보상을 받지 못한다고 느낀다면' 환경이 문제이니 환경을 바꾸라는 말도 서슴없이 한다.


 인정 욕구에 휘둘리는 사람 유형 중에는 '피해자 역할 유형'이 있다.

 '용어가 널리 퍼지면서 '나는 피해자다', '나는 불행하다'라는 마음 버릇이 사람들 내면에 심어지기 때문입니다.' (138p) 심리학 용어들의 맹점에 빠져서 자신을 피해자로 인식하고 '나는 ~이런 사람이기 때문에 이럴 수밖에 없어'라는 역할을 스스로 부여하는 것이다.


 내가 심리학 공부를 시작한 이유는 나를 이해하고 싶어서였다. 나의 증상을 분석하고 원인을 찾고 진단 내리면 모든 것이 명료해지고 순간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용어에 갇혀서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맹점에 빠진 것이다.

 

 유년기 트라우마가 성인이 되어서까지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스스로를 어린 시절에 가둬두면 그 아이는 어른이 될 수 없다.


 '애착 장애는 사실 그리 많지 않습니다. 다만, '애착 장애 비슷한 사람'은 1억 명에 이른다고 할 수 있습니다.'(136p) 우리나라도 비슷하다. 

 그 외에도 요즘은 성인 ADHD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체크리스트만 보고 너도나도 자신이 성인 ADHD라고 말하고, MBTI는 말할 것도 없다. 개인적으로 이런 흐름이 탐탁지는 않다. 만일 스스로가 흐름에 잘 휩쓸리는 사람이라고 생각된다면 이런 유행을 조금 멀리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듯싶다.


 책을 읽으며 특이하다고 느꼈던 점이 있다. 1장에서 3장까지 강한 어조를 사용하고 지시적으로 진행되다가 4장에서 갑자기 따뜻하게 위로하고 응원하는 분위기로 전환된다. 다시 5장에서는 9단계 성장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마지막 6장에 가서는 자기 긍정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며 사실 저자의 전문 분야는 트랜스퍼스널심리학(초월)이라고 말하는데... 당황스러웠다.


 아까 MBTI의 유행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해놓고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이 부끄럽지만, S(감각) 성향과 T(이성) 중심의 사고를 하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갑자기 N(직관) 성향과 F(감성) 중심인 사람이었다는 걸 알게 된 느낌이랄까?


 아무튼 마무리하자면, 이 책을 한 권 읽는다고 인정 욕구에서 자유로워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인정욕구에 대한 설명과, 그로 인해 생기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함께 제시해 준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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