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n, Je Ne Regrette Rein with Cold Brew
바람이 제법 많이 분다.
출근길 조금씩 떨어져 있던 낙엽들이 바람에 뱅글뱅글 돌며 날리고,
바람 소리도 제법 요란스럽다.
이럴 때, 이런 표현을 하던가?
“스산하다.”
오늘은 조금 스산하다.
카페에 들어오자마자 에디트 피아프의 “난 후회하지 않아요”를 크게 틀었다. 엄마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TV에서 가끔 이 노래가 흘러나올 때면 엄마는
“난 이 노래를 들으면 가슴이 떨린다”라고 말씀하셨다.
그럴 때면 따뜻한 Cold Brew 한 잔을 엄마 전용잔에 내어드리고 몇 번이고 이 노래를 반복해서 들려드리며
엄마와 떨리는 가슴을 함께 나누었다.
엄마는 이 노래 가사를 알고 있었을까?
아니다. 알지 못하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는 가슴이 떨린다 하셨으니 음악은 얼마나 대단한가.
엄마 마음이 물들었었다.
이 노래 가사에 “나는 후회하지 않아요. 제로에서 다시 시작해요 “라는 구절이 있다.
가을이 깊어진다.
지나간 시간에 마음을 두지 않고 얼마 남지 않은 2023년을 후회하지 않을 시간들로 채워야겠다.
설레이고 떨리는 마음으로 겨울을 맞이하고
노일링을 찾는 모든 이에게 마음껏 사랑을 주어야겠다.
이런 생각을 들게 해 준 엄마께
생전에 좋아하셨던 따뜻한 Cold Brew를 예쁜 잔에 내어 엄마와 마주하듯 마셔야겠다.
감사하다. 그립다. 너무 그립다.
따뜻한 물에 깊게 퍼지는 Cold Brew 향은
오늘 2023년 10월 20일 스산한 가을날 아침,
Edith Piaf의 노래와 미소를 머금은 엄마를 함께 추억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