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푸아 뉴기니 시그리
아침 출근길.
바람 냄새가 달라졌다. 차가울 듯 말 듯 가을 냄새다.
은근슬쩍 가을은 이미 와서 아침, 저녁으로 가을 냄새를 선물해 준다.
그럼 나는 두 팔 벌려 이 바람 냄새가 모두 내 거인 듯, 온 가슴으로 만끽한다.
보통 나는 대부분의 옛 일들을 다 냄새로 기억하는데
오늘 아침도 역시 냄새로 Papua New Guinea를 떠올렸다.
Papua New Guinea.
강릉의 솔나무 숲. 딱 이거다!
솔나무 숲의 청량함에 말랑말랑 복숭아 단맛, 은근한 산미, 뿌리채소의 쌉싸롬.
거기에 아몬드가 들어있는 다크 초콜릿까지.
이 모두가 밸런스를 맞췄으니 더 바랄게 무엇인가? 참 맛있다.
아이가 어렸을 때 우연히 들렸던 강릉의 솔나무 숲.
그 냄새가 너무 좋아 아이 손을 잡고
너도 냄새 맡아봐. 너무 좋아. 하면서 걸었던 그곳, 그날의 커피는 Papua New Guinea 였다.
문득 이 커피의 고향 남태평양의 섬나라 Papua New Guinea에 가보고 싶어 진다.
그곳에서 마시는 Papua도 이 맛일까?
이 느낌일까?
재미있는 건
입맛이 없는 날, 온도를 살짝 내려
산미와 쌉싸롬함을 더 강조한 Papua New Guinea 드립 한 잔은 입맛을 돌아오게 하기도 한다.
커피의 에피타이저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