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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돌아봤더니, 인생은 여기까지 와 있더군

회한

by Pelex

참으로 세월이 유수와 같네, 그려.

눈 뜨면 아침이고,
돌아서면 저녁이며,
월요일인가 하면 벌써 주말이고,
월초인가 했더니 어느새 월말이라네.

올해도 이제 쉰 날 남짓 남았구먼.

세월이 빠른 건지,
내가 급한 건지,
아니면 삶이 짧아진 건지…
문득, 세월의 무상함이 마음에 차오르네.

거울 속 내 모습은 늙어 보이는데,
마음속의 나는 여전히 청춘이라네.

문득 떠오른 말,
일모도원(日暮途遠).
해는 저물고, 갈 길은 아직 멀다.

해놓은 건 없는데
주름만 늘어가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는 가지만…

이제는 말이네.

사는 날까지는
아프지 않고,
그저 조용히 떠날 수 있기를.

그게 소원이 되어버렸네.
그려.

사는 게 바빠
자주 만나지는 못해도,
이렇게 글로라도 서로의 안부를 전할 수 있음이
참 고맙고 다행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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