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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마지막 날, 가을을 보내며

by Pelex

세상은 온통 낙엽의 바다입니다.

산 굽이굽이, 길가 가로수마다

꽃보다 고운 노랑, 빨강, 초록의 잎들이

마지막 햇살을 받아 눈부시게 나부낍니다.

떨어진 잎새마다 추억이 내려앉고

지나가는 바람에 그 추억들이 이리저리 흩어질 때,

꽃처럼 고운 낙엽 속을 거닐다

빨간 단풍 하나를 주워 듭니다.

아, 그 속에 붉게 물든 제 마음이 숨어 있었습니다.

내년에도 이 아름다운 가을과 마주할 수 있을까요.

밀려오는 허전함을 쏟아부어 봐도

가을은 말없이 바람결에 실려 가고,

스산한 바람에 외투 깃을 여미며

11월은 또 그렇게 저물어 갑니다.

변해가는 계절 앞에 자연의 위대함을 새삼 배웁니다.

그리고 문득, 그리운 이들의 안부를 묻고 싶어 집니다.

별고 없이 잘 지내시는지,

어디 아픈 곳은 없으신지...

나의 삶을 염려해 안부를 묻는 이가 있고

내가 안부를 물을 수 있는 벗이 있다는 것,

그 사실 하나가 시린 계절을 견디는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요.

우리는 결코 혼자가 아닙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살아가는 이유가 되어주는 우리.

나 혼자가 아님을 일깨워 준 당신께 가을의 끝자락에서

고마움과 사랑을 담아 행복의 안부를 전합니다.

늘 건강하시길,

가시는 걸음마다 기쁨만 가득하시길 소망합니다.

사랑합니다.

이 아쉬운 11월의 마지막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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