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dinfo는 영국에 기반을 두고 있는 사료 원부자재 시장 온라인 정보지로서 유럽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사료 원부자재 관련회사들이 광범위하게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이의 창립자는 Mr. David Feeley인데 이제 나이가 70에 가까운 아일랜드인으로서 프랑스 등지에서 식품/사료 원부자재 유통을 하다가 이때 얻은 시장 지식 및 인맥을 바탕으로 Feedinfo라는 정보 회사를 창립하였습니다.
내용은 시장동향, 가격동향, 업체현황등 다양한 실질적인 정보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Mr. Feeley는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네트워크, 특히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했습니다. 관련 업체들과 만나거나 전화, 이메일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정보를 수집, 살아 있는 시장 정보를 제공하여 왔는데 당시 이에 대항할 만한 정보지가 없었고 Feedinfo의 정보 수준이 높고 현실적이어서 한때 사료 관련 업체들 대부분이 구독을 했으며 사료 업계의 바이블이라는 평을 받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시장 정보는 여러 관련 업체들의 이익이 관련되기에 기사 게재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했습니다. 정보가 구매자 또는 판매자에게 유리, 또는 불리하지 않도록 중립을 지켜야 했는데 중립이 정보지의 생명이라는 것을 잘 아는 Mr. Feeley는 이를 최우선의 가치로 두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감한 사항에 대해서는 관련 업체들과 마찰이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도 이분이랑 연락을 자주 했는데 판매자였던 저로서는 기사가 판매에 불리할 경우 이분과 논쟁을 많이 했으며 이는 저뿐만 아니라 다른 업체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도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이 때문에 그분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으며 꼭 이 때문인지는 몰라도 몇 년 전 Feedinfo를 영국의 리서치 회사에 매각했습니다. 당시 이 정보지는 사료업계의 바이블로 자리 잡은 상태였기 때문에 상당히 비싼 가격으로 매각했고 이후 그분은 이 매각자금을 영국의 부동산에 투자하여 엄청난 부를 축적했다 합니다.
Feedinfo를 매입한 영국 리서치 회사는 많은 애널리스트를 고용, 조직적으로 정보지를 운영했는데 많은 자본과 인원을 동원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보의 질은 점점 낮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저만 해도 젊은 애널리스트들과 자주 연락을 했는데 Mr. Feeley 같은 경우 저로부터 정보를 얻기 위해 자신의 정보도 어느 정도 노출하는 Give and take 형식을 취해 제가 자연스럽게 정보를 제공하도록 분위기를 유도한 반면, 수치 및 분석에는 능하지만 시장을 보는 통찰력이나 커뮤니케이션 기술 없이 정보를 캐내려기만 하는 젊은 애널리스트 과는 대화가 점점 불편해줘 결국 연락을 받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는 저뿐만 아니고 다른 업체들과도 비슷한 상황이어서 주인이 바뀐 Feedinfo는 살아있는 정보를 얻는데 점점 한계를 느꼈을 것입니다.
정보의 질적 저하는 구독자의 감소를 초래했고 이제 사료업계의 바이블이란 명성은 점점 퇴색되어 가고 있습니다. 아무리 분석력이 뛰어난 인원들을 충원하고 시스템적으로 운영해도 수십 년 동안 필드에서 얻은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 여기에 명민한 머리와 부지런함, 탁월한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가진 1인을 당할 수 없다는 것을 보니 AI가 지배하는 세상이 되더라도 여전히 사람의 역할은 남아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