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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로라 Jul 12. 2024

그리운 한국의 먹거리들

과거 한국에서 근무했을 때에는 주변에 요깃거리가 많아 아침 일찍 출근했을 때에는 북엇국이나 한국식 샌드위치, 오후에 출출할 때는 라면이나 김밥등 소소하게 먹을거리들을 즐겼습니다. 외근을 나갈 경우 지역마다 항상 들리는 맛집들이 있었는데 당시 퇴계로에 위치한 국제 인증 기관인 SGS 한국 지사를 방문할 경우, 오장동 함흥냉면집은 꼭 들렀는데 비록 볼일을 보지 못하더라도 냉면만은 반드시 먹고 왔습니다.


시청이나 상공회의소를 방문할 경우에도 단골 만두집과 칼국수 집이 있었습니다. 만두집은 직접 사장님이 만두를 빚으시며 큰 찜통에 만두를 쪄 단무지와 함께 내놓으면 식탁 위에 있는 간장통, 식초통, 고춧가루통에서 기호에 맞게 양념을 덜어내어 자신만의 간장 소스를 만들어 먹는 옛날식이었고, 칼국수의 경우 당시 광화문 지하차도의 조그만 가겟집에서 대충 만들어 팔았는데 진한 국물의 칼국수가 신김치와 잘 어우러져 웬만한 전문 칼국수집보다도 맛이 훌륭했습니다. 당시 외근 자체는 귀찮았지만 대신 이와 같이 요깃거리를 즐길 수 있는 소소한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유럽지사에서 근무하게 되면서 이런 낭만은 사라졌습니다.  우리나라는 어느 지역이던지 요기를 할 수 있는 식당이나 분식집이 있지만 유럽은 상업단지 이외에는 식당을 찾기 힘들며 간단히 요기를 할 수 있는 카페테이라를 찾더라도 햄버거나 감자튀김정도가 메뉴여서 한국과 같은 아기자기한 간식, 요기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한 번은 사무실에서 근무를 하는데 점심을 먹었는데도 오후에 너무 배가 고프더군요. 한국 같으면 근처에 간단히 요기를 할 수 있는 식당이나 분식점이 천지였지만 유럽 사무실 근처에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결국 사무실에서 수키로 떨어진 주유소에서 소시지 하나를 사 먹었는데 앉을자리도 없어 선채로 소시지 하나를 먹다 보니 서글픔이 밀려오며 한국이 너무 그리웠습니다.  


일반적으로 외국 생활의 애로 사항 중 손꼽는 것이 한국음식에 대한 향수입니다. 당시 암스테르담 한식당의 바깥주인분과 얘기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분이 말씀하시기를 "한국음식에 대한 그리움이 외국 생활을 하는데 가장 큰 어려움이다"라고 하시더군요. 부인이 한국식당을 운영하고 계시는데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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