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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재천 Apr 05. 2024

엘리사 샤프, 유관순을 길러낸 공주 복음의 어머니

공주 영명 여학교 설립 등 39년간 헌신

앨리사 해먼드 샤프(사애리시, 1871~1972)는 공주를 중심으로 논산, 강경 등에서 39년간 복음을 전하였다. 특히 영명 여학교를 설립하여 여성들을 개화에 눈을 뜨게 하여 유관순, 임영신, 노마리아, 전밀라 등 여성 인재를 길러내었다.


그녀는 1871년 4월 캐나다 노바스코바에서 태어났으며, 미국 오하이오 주에서 교역자로 일하다가, 1900년 북 감리회 선교사로 내한하였다.


그녀는 서울에서 활동하다가 1903년 로버트 샤프와 결혼했다. 무어 목사의 주재로 이화학당 본관에서 결혼식이 거행되었다. 이때 그녀의 나이는 32세였다.


후 1904년 남편의 사역지가 충남 공주로 결정됨에 따라 함께 공주로 이사하였다. 그녀는 공주 도착 후 복음 전도와 여성 교육에 발 벗고 나섰다. 1905년 공주에 충청도 최초 여학교인 <명선여학당>(현 영명 중고등학교>을 설립하여 실업 교육을 중심으로 여성들을 가르쳤다.


공주 영명 여학교는 유관순 열사가 교육을 받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엘리사 선교사는 지역을 순회 방문 중 총명한 여학생을 만나면 눈여겨보았다가 학교로 데려다가 교육을 시켰다. 1914년 병점을 방문 중 지령리 교회(현 매봉교회)에서 어린 유관순을 만나 그녀의 총명함과 신실함을 보고 수양딸로 삼고 공주로 데려가서 영명 여학교에서 공부를 시킨 것이다. 영명 여학교에서 2년간 공부한 후 이화학당 3학년으로 편입시켜서 고등 교육을 받도록 하였다. 학교 장학생으로 편입하여 학비 부담도 없게 하였다.


이 외에도 독립운동가 김현경, 자유당 정부에서 상공부 장관을 지낸 임영신, 최초 여자 경찰서장 노마리아, 최초 여성 목사 전밀라 등 많은 여성 인재가 이 학교 출신이다.


그녀는 1906년 남편이 전도여행 중 장티푸스에 걸려 순직하자 슬픔으로 인해 잠시 미국에 돌아갔다. 그녀가 남편을 잃고 공주를 떠나는 날, 명신 여학당과 공주 제일 교회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울음바다가 되었다고 영명 학교 100년 사에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그녀는 남편이 묻혀있는 한국을 잊지 못하여 2년 만인 1908년 다시 공주로 돌아와서 복음 전도 및 여학생 교육 사역을 지속하였다. 공주 명선 여학당 교장을 다시 맡아서, 학교명을 영명 여학교로 개칭하고 학교 시설과 교원을 보충하여 근대화 학교로 발전하는 초석을 만들었다.


그녀는 공주 외 강경, 논산, 홍성 등 충남 일대에 교회, 영아 육아원, 학교를 세웠다. 1909년 논산 영화 여학교와 강경 만동 여학교를 비롯하여 9개 학교, 유치원 7개를 설립하였다. 그녀는 풍금 반주하면서 서툰 한국말로 복음을 전하였는데, 지역 주민들이 많이 몰려 복음을 들었다는 기록이 있다.


그녀는 1939년 선교사 직을 은퇴하였고, 1940년 일제에 의해 강제 추방되어 고국으로 돌아갔다. 그 후 미국 캘리포니아 주 파사데나의 은퇴 선교사 요양원에서 지내다가 1972년 9월 101세로 소천하여 파사데나의 납골묘원에 안치되었다.


후배 선교사였던 안나 채핀은 사애리시 부인의 한국 생활에 대해 다음과 같이 회고했다. <1923년 미국의 친구들이 사준 포드 자동차를 타고 멀고 깊은 곳까지 걸어 들어가 그곳 사람들과 만나고 봉사하기를 즐겼다. 특히 그녀는 한국의 산을 뒤덮은 진달래와 개나리 그리고 하얀색 라일락꽃의 풍경을 좋아했다. 그곳의 모든 한국인들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그녀를 진심으로 흠모하고 존경했다.>


공주 영명 중고등학교에는 1938년 그녀의 활동을 기념하는 <사애리시 선교 기념비>가 세워졌으며, 2019년 3.1 운동 100주년을 맞아 한국 선교유적 연구회가 주도해 동상을 제막했다. 동상은 사부인과 남편 로버트, 어린 유관순 열사가 함께 있는 모습이다. 2019년 천안 하늘중앙 교회에 그녀의 기념관 설치되었고, 그녀의 후손으로부터 유품을 받아서 전시하고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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