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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무화과 May 26. 2024

마음의 평화

내 마음이 내 마음이 아닌가? 하면 그것은 아닌데 내 마음이 아닌 것처럼 스스로를 다루는 것이 힘들어질 때가 있다.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줄어들어 작은 충격에도 크게 스트레스를 받는 것일까?


내 마음이 아닌 것만 같은 내 마음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마음의 평화가 필요하다. 다만 이 마음을 내 뜻대로 다루겠다는 강박을 갖지 않고 작은 것들의 도움을 받아 평화를 이루고자 한다.


첫 번째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가득 두는 것,

좋아하는 CD음반이나 바이닐 같은 것들. 좋아하는 찻잔, 좋아하는 향의 향수, 사랑하는 식물, 조명 같은 것들. 보다 간편하게 커피를 먹을 수 있는 에스프레소 원액 같은 것들.


두 번째는 하고 싶었던 것을 미루지 않는 것,

시간이 없었다는 핑계로 미뤘던 모든 일들, 책을 읽는 것. 그림을 그리거나 그토록 하고 싶었던 소잉을 배우는 것, 한문공부를 다시 시작하는 것, 피아노를 다시 배우는 것처럼 애물단지가 될까 두려워 시작조차 하지 않았던 것들.


세 번째는 변화를 사랑하는 것,

이를테면 창밖에 심은 나무의 새싹이 자라나는 걸 보리와 함께 창문 앞에 앉아 그냥 바라본다거나 여름이 다가와 집 앞에 날아다니는 이름 모르는 새의 노래를 듣는다거나 계절의 변화로 내게 다가오는 모든 자연스러운 것들을 다 사랑하는 것.


네 번째는 잠시 비워두는 것,

자기 전 명상을 하거나 차를 마시며 아무 생각 않고 쪼그려 앉아있거나 아무 생각 없이 영화를 보거나 유튜브의 숏츠기능을 꺼버리는 정도의 비우기.


마지막으로 나의 근심과 걱정, 불안 같은 것들은 다른 것들에게 미루기,

예를 들어 나의 불안과 걱정, 근심은 관세음보살에게 미루고 내게 부족한 기운은 크리스털을 통해 얻기. 막연한 두려움이 있을 때 네가 준 네 잎클로버가 행운의 부적이 된다거나 지갑 두둑이 부적은 쌓아두고 다니기.


이런 행동들로 마음의 평화를 쌓아가다 보면 또 삶이 너무나도 즐겁고 사랑스러워서 언제 이 마음이 내 마음이 아니었냐는 듯 온전히 내 것이 되어버린다.


내가 사랑하는 것들을 이 새벽에 잔뜩 나열하고서 잠에 들면 나의 마음에는 또 평화가, 그리고 사랑이 가득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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