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생계비 면제 한도, 매년 오른다
최근에 채무자회생법 시행령이 바뀌면서 회생파산 하는 분들께 좋은 소식이 있었는데요.
2019년부터 지금까지 쭉 1,110만 원으로 고정돼 있던 ‘면제재산으로 인정되는 6개월 치 생계비’ 한도가 매년 오르는 걸로 되었습니다.
이게 어떤 의미냐면요. 원래는 개인파산 하면 채무자가 가지고 있던 재산은 다 채권자들한테 나눠 줘야 되는데,
이렇게 재산 전부를 가져가 버리면 당장 먹고살 돈이 없으니까 파산신청 하더라도 ‘6개월 치 생계비’ 정도는 재산에서 면제시켜 주고 나머지만 법원에서 가져간단 말이에요.
그런데 이번에 이렇게 재산에서 공제되는 6개월 치 생계비 한도가 올랐다는 겁니다.
그럼, 구체적으로 얼마가 올랐고, 이게 실제로 회생파산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
그리고 실무상 6개월 치 생계비 면제를 최대한 인정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지를 설명해 드릴 테니까 이 부분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사건 진행하시기를 바랍니다.
6개월 생계비 면제,
중위소득 연동으로 매년 자동 상승!
먼저 이번에 개정된 채무자회생법 시행령 내용을 살펴보면요.
지금까지는 회생파산에서 재산 면제가 가능한 6개월 치 생계비 한도가 정액으로 1,110만 원이었습니다.
이게 2019년에 오른 건데 그 이후 5년간 한 번도 인상이 안 됐어요.
매년 최저생계비는 계속 올랐는데 이 부분 변동은 없었던 거죠. 그러던 걸 24년 6월에 법이 바뀌면서 6개월 치 생계비 한도를 중위소득과 연동해서 매년 오르도록 한 겁니다.
이번에 바뀐 법을 보면 4인가구 기준 중위소득의 40%를 1달 치 생계비로 보고 거기에 6을 곱해서 나온 금액을 ‘면제재산으로 인정되는 6개월 치 생계비’로 하기로 됐어요.
그런데 중위소득이 최근 2~3년 동안 매년 5~6%씩 올랐거든요. 그러니까 이런 추세라면 6개월 치 생계비도 매년 그 정도 오른다고 보면 됩니다.
이번에 바뀐 법을 적용해서 24년 기준으로 계산해 보면 면제 가능한 6개월 치 생계비는 1,375만 원입니다.
그러니까 이전에 적용되던 1,110만 원보다 265만 원이 오른 거죠.
이번에 개정된 시행령은 앞으로 접수되는 사건뿐만 아니라 이미 접수된 사건에 대해서도 법원에서 면제재산 범위 정할 때 바로 적용됩니다.
6개월 생계비 면제, 파산 해당
회생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그런데 여기서 조심해야 될 게 이거랑 개인회생에서 나오는 최저생계비랑 헷갈리면 안 됩니다.
지금까지 말한 ‘면제재산으로 인정되는 6개월 치 생계비’라는 거는 파산에서 청산가치 계산할 때 얼마만큼을 면제재산으로 인정해서 재산에서 빼 줄지를 정할 때 적용되는 거고,
최저생계비는 회생에서 월 변제금 계산할 때 소득에서 공제되는 생계비가 얼만지를 정할 때 적용되는 거라 이 두 개는 완전히 다른 겁니다.
그리고 면제재산으로 인정 가능한 6개월 치 생계비는 개인파산에서만 적용되고 개인회생에서는 적용되지 않아요.
법 조문만 놓고 보면 개인회생도 이 규정이 적용될 것처럼 보이지만,
회생이라는 거 자체가 소득에서 매달 생계비를 공제하고 남는 걸 변제금으로 내는 구조라 파산처럼 소득 없는 분들을 위한 6개월 치 생계비 면제라는 게 있을 수가 없습니다.
이 부분은 언론기사나 보도자료 내용만 놓고 보면 오해할 수도 있는데, 서울회생법원 직무편람이나 실제 실무에서 처리되는 방식을 볼 때 이거는 개인파산에만 적용되는 게 맞습니다.
면제재산 신청,
결과는 파산관재인의 판단에 달렸다!
그리고 여기서 하나 더 알아야 될 게 법조문을 보면 별도로 면제재산 신청을 해야만 이게 인정되는 것처럼 되어 있는데요.
물론 실제로도 파산신청할 때 6개월 치 생계비에 해당하는 재산을 면제재산으로 같이 신청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걸 신청해도 인용해 주는 법원이 잘 없어요.
아예 신청을 기각해 버리거나 아니면 신청해도 법원에서 확인만 하고 아무런 결정을 안 하는 경우도 많아요.
어디까지 면제재산으로 인정될지는 보통 파산선고 후에 파산관재인이 채무자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정해집니다.
그러니까 내가 6개월 치 생계비에 해당하는 예금이나 자동차 같은 걸 면제재산으로 신청해도 법원에서 인용해 주는 경우는 별로 없고
파산관재인이 적절한 금액을 결정해서 일부는 면제해 주고 나머지는 환가한다고 보면 됩니다.
6개월 생계비 면제, 최대 40% 인정
그래도 희망은 있다!
그리고 반드시 아셔야 될 게 하나 더 있습니다.
이 금액 전부를 다 면제재산으로 인정해 주는 건 아니라는 겁니다. 법에도 이 금액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면제할 수 있다고 되어 있지 무조건 이걸 다 면제해야 된다고 되어 있지 않아요.
보도자료에도 나와 있지만 실무상 이 금액의 40% 정도 선에서 면제재산을 인정해 주는데요.
이번에 적용되는 6개월 치 생계비 1,375만 원 기준으로 40%라 그러면 550만 원이니까 대략 그 정도 선에서 면제를 해 준다는 겁니다.
예를 들면 내가 통장에 400만 원이 있고, 600만 원짜리 중고차가 있다 가정한다면
내 재산은 이 두 개를 합한 1,000만 원인데 법원에서 1,000만 원 중 5~600만 원 정도는 6개월 치 생계비 명목으로 재산에서 빼 주고 나머지만 4~500만 원만 환가한다는 겁니다.
6개월 치 생계비 전부가 다 인정되지 않는 건 좀 아쉽지만 이번에 법이 바뀌면서 매년 면제재산으로 인정되는 생계비도 같이 오른다는 점에서는 위안을 삼을 수 있겠습니다.
부양가족이 많을수록, 면제재산도 커진다!
그럼 이런 6개월 치 생계비를 최대한 많이 인정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이 생계비는 4인 가족을 기준으로 해서 정해진 거란 말이에요.
그렇다면 내가 어린 자녀가 2명 있어서 나까지 총 3명이 부양가족이다 그러면 4인 기준으로 정해진 1,375만 원을 풀로 다 주장은 못해도 3인 기준으로 계산한 금액만큼은 면제재산으로 주장할 수 있을 겁니다.
결국 이 금액을 최대한 많이 인정받으려면 어린 자녀 키우고 나이 드신 부모님 모시면서 생계비가 많이 든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주장해야 됩니다.
그러니까 부양가족을 얼마나 인정받느냐에 따라 면제재산으로 인정되는 6개월 치 생계비가 결정된다고 보면 됩니다.
끝까지 희망을 놓지 마세요!
이번에 법 개정에서도 알 수 있듯이 회생파산 정책은 계속해서 채무자에게 도움 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는데요.
안타깝지만 아직까지 법원 실무가 그만큼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법원마다 스타일이 다르고, 파산관재인에 따라 환가기준이 다 다르다 보니 이렇게 법이 바뀌어도 실무에서 이게 얼마나 적용될지는 아직은 지켜봐야 될 것 같아요.
하지만 정책이나 실무가 점점 회생파산 하는 분들께 점점 나은 방향으로 바뀌어가고 있는 건 사실이니까 다들 희망을 가지고 사건 끝까지 완주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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