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만나는 용리단길인 만큼 이곳에는 유럽 국가들의 정체성을 가진 매장들도 꽤 많다. 그중에서도 오늘 소개하는 브랜드들은 특정 국가를 매우 잘 드러내고 있어 각 나라의 색을 나타내는 요소들을 파악하고 브랜딩의 요소를 발견하는 것도 너무나 즐거웠다. 브랜드를 경험하는 즐거움을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으로 경험기를 풀어본다.
<브레디포스트>는 용산점을 본점으로 성수와 더현대서울에 입점되어 있는 ‘잘 나가는 브랜드’이다. 독일을 상징하는 빵, 프레즐(브레첼)을 메인으로 부추 베이컨 샌드위치, 에그 베이컨 샌드위치, 피그(무화과) 샌드위치 등 다양한 재료와 화려한 토핑의 제품들이 가득해 무엇을 먹어야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된다.
브레디포스트는 유독 브랜드 이미지 요소에 집중하게 된다. 브랜드의 핵심을 오프라인 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 명확하게 전달한다. ‘브라운’, ‘프레즐’, ‘유럽풍’의 키워드가 떠오르도록 브랜드의 제품부터 홍보,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모두 통일된 이미지로 표현되고 있다. IMC(통합마케팅, Intergated Maketing Commnication)가 훌륭하게 적용된 브랜드임을 알 수 있다.
포카치아 델라 스트라다를 방문하면 매장 입구 벽에 그려진 캐릭터 ‘도우나텔로’가 포토존과 함께 방문객을 반겨주고 있다. 포토존에는 포장된 포카치아를 들고 달려가는 모습이 담겨있는데, 포카치아를 먹을 생각에 행복해하는 도우나텔로의 표정이 매우 귀엽고 생동감 있게 표현되어 있다.
브랜드에게 캐릭터란 매우 강력한 무기이자 다루기 까다로운 요소이다. 캐릭터가 가진 이미지가 브랜드의 성격을 잘 담아 사람들에게 어필될 수 있다면, 캐릭터를 등장시킴으로 브랜드의 전반적인 활동에 일관성을 갖추기 쉽고, 새로운 분야에 접목한다고 해도 브랜드 자체를 대표하기 때문에 확장가능성도 매우 높아진다.
다만, 캐릭터가 브랜드를 대표할 수 있도록 ‘잘’ 사용하는 것이 쉽지 않다. 캐릭터의 등장이나 활동이 생뚱맞지 않으려면 브랜드 활동에 캐릭터의 역할이 명확해야 하고, 사람들에게 인식될 수 있을 만큼 고객의 브랜드 경험 속에 잘 녹여있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포카치아 델라 스트라다 캐릭터가 입구에서부터 존재감을 드러낸 것은 너무 좋은 시도이다. 게다가 심플하지만 매우 귀여운 캐릭터는 사람들에게 호감을 얻기에 충분하다. 인스타그램(@focacciadellastrada)을 통해 도우나텔로의 세계관과 브랜드의 스토리를 전달하는 활동은 참신하고 흥미롭기까지 하다.
용리단길의 프랑스 <테디뵈르하우스>
용리단길을 걷다, 유독 긴 웨이팅 줄과 사람들로 붐비는 매장을 발견했다면, <테디뵈르하우스>이다. 매장에 들어가기 위한 웨이팅 줄과 건물 외벽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사람들로 도로부터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건물 전체 외관에 사용된 파스텔톤의 색감과 사람만 한 곰인형들이 파리의 아기자기한 매장을 연상시켜 인증샷욕망을 불러일으킨다.
매장에서도 인증샷은 지속된다. 매장의 어떤 곳에서도 쉽게 감성적인 사진을 찍을 수 있는데, 이 점이 바로 테디뵈르하우스의 강점, 인스타그래머블 마케팅이다. 인스타그램에 올릴만할, 올리고 싶은 이미지를 누구나 손쉽게 촬영할 수 있도록 섬세하게 매장과 제품이 디자인되어 있다.
브랜드가 기능적 가치를 넘어 감성적인 가치를 전달하고, 자아 표현의 가치를 창출하는 시대가 되었다. 단지 커피와 빵이 맛있는 것은 맛집(기능적 가치)에서 그치지만, 파리 감성이라는 브랜드 컨셉을 통해 감성적인 가치를 전달하고, SNS에 감성을 자랑하게 하여 자아 표현을 가능하게 하는 건 브랜드의 능력, 테디뵈르하우스의 능력이다.
스페인을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용리단길의 <타파코파>가 정말 반가울 수밖에 없다. 피자나 파스타에 비해 한국에서는 아직 스페인 음식이 비교적 낯설기 때문이다. 스페인의 대표적인 음식이라고 하면 타파스와 빠에야를 들 수 있는데, 타파코파는 그중 타파스 메뉴를 중심으로 다양한 해산물과 샐러드 요리를 제공하고 있다.
타파코파에는 ‘타파스와 술을 통해 스페인의 정취를 담아내고자’ 하는 의도를 공간 요소를 통해 표현하고 있다. ‘tapa(타파스)와 copa(한 잔의 술)’의 뜻을 담은 브랜드명, 외부 어닝에 적힌 ‘Una tapa y una copa, por favor(타파스 하나와 술 한 잔 주세요)’와 매장 내부에 적힌 ‘Tomemos una copa todos(자, 모두 한잔합시다)’라는 메시지, 1인 1주류 주문인 운영시스템(지하 매장) 등에서 컨셉을 알 수 있다.
오늘 살펴본 용리단길에서 유럽을 대표하는 브랜드들은 유독 눈여겨볼 부분이 많은 곳들이었다. 매장을 직접 방문해 컨셉을 온몸으로 느끼며 브랜드를 만난다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지를 깨닫게 하는 브랜드들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브랜드를 더 많이 사랑하길, 앞으로도 가치와 철학을 가진 훌륭한 브랜드들이 더 많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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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본문고 :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2907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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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품의 수고로움으로 발견할 수 있는 당신만의 미학이 있을테니까요 :)
- '발품의 미학' 전체 브랜드 리스트 : https://kko.to/73lffol4N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