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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볼 빨간 쿼카 Feb 28. 2024

볼 빨간 쿼카의 병가일지

EP.48-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오늘은 에피소드 6에 등장했던 친구 A와 B가 우리 집에 놀러 오기로 했다. 오늘 모이는 목적은 미리 크리스마스 모임을 할 겸 B의 결혼을 축하하는 것이다. 대학생 때 만나 어느새 누군가의 결혼을 축하해 주는 때까지 인연이 이어지다니 참 신기하다. 우리는 아직 대학생 때 그대로인 것 같은 데 언제 시간이 이렇게 갔담?

친구 A가 먼저 와서 B의 결혼축하 느낌을 낼 수 있도록 집을 꾸미기 시작했다. 준비단계부터 함께 했어야 했는데 내가 상태가 좋지 않아 더 추가로 뭘 고민하고 선택하고 준비하는 것이 힘들어 친구 A에게 양해를 구하고 준비를 부탁했다. A가 흔쾌히 수락해 주어 케이크부터 꾸밀 재료들까지 준비해서 우리 집으로 와주었다. A가 준비해 준 재료들로 집을 꾸미고, 대략적으로 메뉴도 고르고 메뉴와 어울릴만한 와인도 사러 갔다 왔다.

B가 올 시간이 되었고 현관문에서 호출 인터폰이 울려서 1층 현관문을 열었다. 올라오는 데 시간이 걸릴 테니 케이크를 준비하고 문을 열고 기다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케이크를 준비하고 문을 여는데 B가 바로 문 앞에 있어서 깜짝 놀라 다시 문을 닫아버렸다. 깜짝이야. 문을 닫고 상황을 다시 머리로 정리한 뒤 이 어서 문을 열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케이크 불을 켜고 다시 문을 열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어리둥절했을 B는 우리의 모습을 보고 웃음을 터뜨렸다.

조금은 허술했지만 축하하는 마음만은 가득했던 우리의 파티는 어느새 많이 흐른 시간을 되짚어 보며 더욱 풍성하게 채웠다. 아직은 잘 모르는(아니 아직 일면식도 없는) B의 연인과 결혼식 전에 한 번 만나고, 점점 관계를 쌓아 B의 집을 우리의 아지트로 삼기로 우리끼리 암암리에 계획을 세웠다. 미리 B의 연인에게 감사드린다. 처음 들었을 땐 B가 결혼한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고, 안된다고 가지 말라고 하며 결혼을 말리는 가족처럼 B에게 얘기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B가 결혼한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그 후를 도모하고 있는 내 모습이 웃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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